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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Pick] 숏폼 세계로 출동한 경기소방 "충주맨 게섰거라"

입력 2024-05-21 19:53 수정 2024-05-22 14:2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22 2면

경기도 공식영상 286만 조회수 기록


황인범 닮은 소방관 나와 '이목'
지자체 'SNS 홍보열전' 올라타
결재절차 없애 빠른 트렌드 탑승


지난 19일(오른쪽)과 26일(왼쪽) 경기도 공식 SNS에 올라온 영상이 각각 69만여, 286만여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기도 공식 SNS 캡쳐
지난달 19일(오른쪽)과 지난달 26일(왼쪽) 경기도 공식 SNS에 올라온 영상이 각각 69만여, 286만여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기도 공식 SNS 캡처

'충주맨 비켜라, 경기소방이 나간다'.

경기도 SNS에 '판다 탈을 쓴 소방관'이 등장했다.



지난달 19일에 올라온 영상에서 누군가가 '충주맨' 영상을 보며 "홍보를 재미로만 하고 있네"라고 일침을 놓는다. 지자체 SNS 춘추전국시대의 포문을 연 충주맨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 그의 어깨를 두드리자 우스꽝스러운 판다 얼굴이 등장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또 다른 영상에선 황인범 축구선수를 닮은 소방공무원이 갑자기 상의를 탈의하더니 소방관 옷을 하나씩 챙겨 입고, 소방 장비를 들고 뛰쳐나온다. 그는 CG로 만들어낸 불길 속에서 강아지까지 들고 나온다. 20초 남짓한 영상은 "화재 골든타임 5분 사수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끝난다.

21일 경기도 공식 SNS를 보면 지난달 26일 업로드된 이 영상의 조회수가 286만을 넘겼다. '충주맨' 등 각 지자체의 SNS 영상을 통한 홍보 열전에 경기도도 올라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86만 조회수의 영상 댓글을 보니 "더운 날씨에 화염과 싸우는 소방공무원들 고생이 많다"는 응원의 말부터 영어 댓글도 넘쳐난다. 외국까지 '알고리즘'을 탄 듯하다.

요즘 유행하는 숏폼 형식으로 경기도 SNS에 활력을 불어넣는 영상을 만들어낸 공무원은 경기도청 SNS홍보팀 박상준 주무관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허창범 소방경이다.

이들 영상의 시초는 봄철 산불 화재 예방을 홍보하기 위한 숏폼 영상이었다. 박 주무관은 허 소방경에게 산에서 담배를 피우다 물벼락을 맞는 영상을 제안했다. 그때부터 이들은 '더 재밌는' 영상 만들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박 주무관은 "밥 먹을 때도, 이동할 때도 일상이 온통 숏폼이 됐다"며 "공공기관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의 하수처리장'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극복하고 싶었다. 공공기관 선도적으로 유행에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 지자체 홍보활동의 한계였던 결재절차가 없어진 것도 이들이 빠르게 트렌드를 쫓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허 소방경은 "영상 아이디어 등을 자유롭게 내고, 올릴 수 있는 분위기라서 재밌는 영상이 탄생한 것 같다. 특히, 소방본부에서 지자체로 직접 파견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직접 소방 영상을 만들며 전문성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SNS 홍보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며 지자체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그간 지자체의 정책 홍보가 시민에게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SNS 활용으로 주민이 자기 지역의 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다만, 너무 영상이 가벼워지면 메시지 자체가 희석돼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 주무관은 "공공의 선을 지키면서 재미를 뽑아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라며 "(286만 조회수가 나온 영상도) 노출 등에서 고민이 많았고, 정책 연결성과의 균형도 고민된다. 경기도정의 슬로건처럼 '변화의 중심'에 있는 영상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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