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

'역사 중요' 숙의과정서 비율 줄어
국가유산청 등 보존 가치 '우수'
역사문화생태공원 조성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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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참여단 설문결과, 캠프마켓을 주민휴식처로 활용해야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경인일보DB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제조공장에서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 물류 보급기지로 활용되는 등 역사적 장소로서 의미가 크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녹지 공간을 확대한 주민 휴식처로서 활용 계획을 집중해달라는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 마켓 활용 계획을 논의하는 시민공론화 기구 '시민참여단'(216명)은 지난달 캠프 마켓 조성 시 우선돼야 할 공간 가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96.1%가 '녹지 및 여가 공간으로서 가치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문가 발표, 이해관계자 토론, 질의응답 전후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토론·질의응답이 이뤄지기 전에는 시민참여단 중 95.2%가 녹지 및 여가 공간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한 데 이어 숙의과정이 끝난 뒤 진행한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비율이 0.9%p 더 높아졌다.

반면 캠프 마켓의 '역사적 공간으로서 가치가 중요하다'는 응답 비율은 당초 80.7%에서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46.9%로 낮아졌다.

시민참여단의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시가 캠프 마켓 관련 사업 추진 시 '녹지 및 여가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가치보다 우선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권고안이 도출됐다.

시민참여단 구성·운영을 맡은 '시민공론화추진단' 위원 이단비(국·부평구3) 인천시의원은 구도심의 부족한 녹지·여가 공간 탓에 주민들의 공원 수요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에게는 도심 속 휴식처가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역사적 공간 조성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단비 의원은 "캠프 마켓 일대를 생활권으로 하는 주민들은 인근에 산책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며 "특히 산곡동은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데, 노인복지시설이나 공원이 턱없이 부족해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캠프 마켓의 역사적 가치를 주민 편의에 우선해 적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팽팽하다. 당초 취지에 맞춰 캠프 마켓이 역사문화생태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국가유산청과 동북아역사재단 등은 캠프 마켓 내 역사건축물이 일제의 침략 전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의의가 크기 때문에 보존·활용 가치가 높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캠프 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김재용 변호사는 "캠프 마켓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역사적 배경을 한곳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주민 수요를 반영하면서 역사적 가치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