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에 가장 필요한 건 많은 사랑과 관심"
1990년대 노숙인들 인연 봉사의 길
10년 넘게 홀몸노인 등에 식사제공
자활프로그램 통해 함께 참여 뿌듯
이화용 나눔의울타리 무료급식소 원장은 "도움을 받은 노숙인,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성취감과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2024.5.28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인천 서구에서 나눔의울타리 무료급식소를 운영 중인 이화용(66) 원장은 20년 넘게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눔의울타리 무료급식소는 이 원장이 설립한 노숙인재활시설 '광명의집'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독거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자원봉사자들이 급식소 운영을 돕고 있다.
무료급식임에도 양질의 식단을 제공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주중엔 오전 10시부터 수십명의 노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 원장이 사회복지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1990년대 후반 인천역에서 진행한 봉사활동이다. 그는 "당시 봉사활동에서 만난 7명의 노숙인들에게 쉴 공간과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 반지하 방을 얻어 이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노숙인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재활을 돕기 위해 개인택시를 운영하며 자금을 마련했다. 틈틈이 사회복지사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도 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 원장은 전문적으로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2007년 인천 서구 석남동에 비영리 사회복지시설 '광명의집'을 설립했다. 자신의 집을 헐고, 그 자리에 광명의 집을 짓기 위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사용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노숙인을 위한 자활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무료급식 봉사'를 기획했다.
그는 "노숙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이라며 "노인 무료급식을 통해 노인들은 따뜻한 밥한끼를, 노숙인들은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4월 서구 가정동 콜롬비아 공원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한 그는 2013년 10월 서구 석남동 나눔의울타리 무료급식소를 개소했다.
그는 "10년 넘게 무료급식을 진행하며 하나의 가족이 된 독거노인들이 많다"며 "나눔의울타리 속에서 가족의 정을 느끼는 노인들과 노숙인들을 보며 이 일의 가치를 느낀다"고 했다.
비영리 사회복지시설과 무료급식소를 운영 중인 그는 노숙인과 노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고물가 추세 속에서 기관과 개인의 기부가 줄어들어 사회복지시설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기부금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운영되는 기관인만큼 최근 경제불황에 의한 타격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며 "이곳을 방문하는 노숙인과 노인 등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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