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와이퍼 안산공장의 일방 청산에 이어, 다시 한번 일본계 기업이 직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공장 청산과 정리해고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경북 구미공장에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일본 모기업의 평택 자회사로 넘어와 고용 승계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평택 청북읍 소재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들이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마찬가지로 일본 기업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사업장이다.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이 큰 불로 타버리자 회사는 한 달 만에 졸속 폐업을 통보했다. 이에 맞선 노동자 11명이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평택까지 오게 된 것이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날 평택시청을 찾아 농성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철거하려 하는 행정대집행을 중단하고 일자리 복원 방안 등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과거 한국와이퍼 안산공장 노동자들이 '사회적 운용기금'이라는 성과를 거두는 데 안산시와 정치권이 다리를 놓았던 만큼, 지역 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주장이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구미공장의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평택공장의 인원을 늘렸지만, 해고된 11명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900명이 넘는 평택 사업장에 같은 일을 하는 11명의 고용을 승계해달라는 요구를 할 뿐이며, 평택시도 노사간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게 행정대집행을 멈춰달라"고 말했다.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먹튀'를 막아내는 게 일임에도 국가는 행정대집행을 위해 계고장을 날린다"며 "구미에서 평택까지 올라와 일본기업의 반사회적인 탄압에 맞선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