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 '해상풍력 붕붕'… 섬은 디젤로 '온실가스 뿜뿜'

입력 2024-06-02 20:29 수정 2024-06-02 21:4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03 3면

백령도 등 자가발전시설 노후화
전국 섬 66곳 3년간 배출량 54만t
정부 직접투자·새설비 설치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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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들의 자가발전시설이 노후화로 온실가스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 도서지역 중 하나인 덕적도. /경인일보DB


인천 도서지역 자가발전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인천 앞바다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우후죽순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섬지역 전력 발전은 노후된 디젤발전기에 의존해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는 상황이다.

2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국전력전우회의 (주)JBC(옛 전우실업)에 위탁해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덕적도·문갑도·울도·자월도·승봉도(대이작·소이작) 10개 섬에서 총 36.25㎿ 규모의 전력 생산·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에너지 소외지역인 섬 지역은 대부분 경유를 원료로 하는 자가발전시설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인천 도서지역 발전시설은 덕적도(1889년), 자월도(1993년), 소청도·연평도·승봉도(1994년), 백령도·대청도(1995년), 소연평도·문갑도·율도(2003년) 순으로 오래됐다.



관광객 및 시설 증가 등에 따라 발전 설비가 추가되면서 각 발전기별 연식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는 운영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발전기다. 승봉도의 디젤발전기 1대(500㎾)도 시설 노후화로 지난해 10월 고장 나 아직까지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기 생산을 위해 경유를 쓰는 데다 발전기 노후화도 심한 탓에 도서지역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하다. 지난 2021년 국정감사 당시 한국전력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0년 3년간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전국 66개 섬지역의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은 54만t에 달한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8천200만 그루를 심어야 절감할 수 있는 양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최근 추진 중인 해상풍력발전사업도 섬지역 에너지 공급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발전사업허가를 마친 오스테드(1천600㎿)·한국남동발전(640㎿)·굴업풍력개발(240㎿)과 발전사업 허가를 추진 중인 오션윈즈(1천200㎿) 등 기타 발전 업체를 합치면 2030년 이후 인천 앞바다에서 예상되는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모두 6천200㎿에 달한다.

하지만 송배전망은 영흥도와 신송도 등 육지 변전소와 연결된다. 바다에서 만든 신재생에너지는 육지로 가고, 정작 바로 옆 섬에서는 노후된 디젤발전기를 가동해 온실가스를 내뿜어야 하는 셈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발전 전기를 인천지역 섬으로 직접 공급하려면 사업비가 크게 늘어 쉽지 않다"며 "매년 발생하는 섬지역 결손액을 감안해 정부에서 섬지역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직접 투자하거나, 천연가스(LNG)와 경유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발전 설비를 교체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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