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성심당 사태

입력 2024-06-03 19:5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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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1986)에서 일상에서 누리는 작고 소소한 행복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영어 '작은 사치'란 의미의 '스몰 인덜전스(small indulgence)'나 프랑스어의 '오캄(au calm)', 스웨덴의 '라곰(lagom)', 덴마크의 '휘게(hygge)' 등이 모두 소확행과 같은 말들이다.

어느새 일상생활을 위협할 지경에 이른 고물가와 이상기후, 국민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한국 정치와 정치 지도자들, 전쟁과 대립으로 얼룩진 국제정세 등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소식들이 넘쳐난다. 그래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이 있어 큰 힘이 된다. 도내와 도외에 산재한 개성 넘치는 맛집들이 그렇다.

도내(道內) 맛집들이 많고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간식집들이 있다. 수원 오목천동의 '도나스데이'와 북수원 시장의 '뜨레모아'가 있다. '뜨레모아'는 단팥빵·크림빵 등을 10여 년 전 가격인 800원에 팔고 있다. 양평의 '칸트의 마을'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빵집이다. 또 동탄의 빵집 '일리에 콩브레'는 상호를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마을 '콩브레'에서 따와 더 유명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철학적 소설의 끝판왕이라 할만한데, 한 조각 마들렌과 홍차가 만든 작품이다. 여기에 오이지 김밥으로 유명한 안성의 '오이김밥'과 시래기 김밥으로 MZ세대를 사로잡은 평택의 '대중김밥'을 빼놓을 수 없겠다.



인생도처유맛집(人生到處有맛집)이라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집들이 전국에 퍼져 있다. 군산의 '이성당', 대전의 '성심당', 또 찹쌀떡 하나로 전국의 관광객이 몰리는 문경의 '뉴욕제과'와 대구의 '삼송빵집' 그리고 전남 구례의 '목월빵집'도 그렇다.

최근 대전역사 내부에 입점해 있는 '성심당'이 입점료 문제로 코레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코레일은 규정에 따라 매출액의 17%에 해당하는 50억원을 연간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으며, 업체는 너무 과하다며 맞서고 있다. 고객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는 양측의 실랑이가 언짢다. 신속히 해결하여 고객들의 소확행을 망쳐놓지 말기를 바란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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