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령인구 2000년比 3분의1 ↓
노령인구는 거의 4배 가까이 늘어
공동 경제·여가·학습공간 제공 필요
지방정부·교육청 지혜 모으면
다양한 지역 활성화의 장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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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인천에서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섬 지역을 중심으로 폐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서도초 볼음분교, 서도중 볼음분교가, 2019년 교동도 난정초교가 폐교되었다. 주안남초 승봉분교는 2020년부터 학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용유초 무의분교, 교동도 지석분교가 폐교된 데 이어 금년에는 그동안 학생을 받지 못했던 대청초 소청분교가 문을 닫게 되었다.

통계상 파악이 쉽도록 유치원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나이인 5세 이상 19세 이하를 학령인구로 보자. 대표적 섬 지역인 옹진군의 2024년 4월 현재 학령인구는 1천321명으로 옹진군 전체인구 2만202명의 6.5%이다. 14년 전인 2000년 말에는 2천204명으로 당시 옹진군 전체인구 1만4천8명의 15.7%였다. 그동안 학령인구 비중이 절반 넘게 줄었다. 현재 주민수가 1천명 미만인 장봉, 소청, 자월, 이작도에서 유치원과 초·중·고를 다니고 있을 학령인구는 4개 섬을 모두 합쳐도 75명에 불과하다.

인천 섬 지역에서의 폐교 현상은 육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학령인구가 인천의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만 보아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00년 인천 전체인구 255만명중 학령인구는 60만명으로 그 비중은 23.6%였다. 현재는 학령인구가 39만명으로 줄어 전체인구 301만명의 13.0%에 불과하다. 3분의 1이 줄었다.

학령인구가 줄어 폐교가 줄을 잇는 것도 큰 문제지만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공간 활용의 효율성 문제이다. 14년전 인천 인구의 약 4분의 1인 학령인구가 활용하던 학교 공간을 현재는 인천 인구의 약 8분의 1에 해당하는 학령인구가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히 유휴공간이 발생한다. 더러는 폐교되어 아예 방치되는 공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여유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학교공간 활용의 비효율이 커지게 된다.

한편,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노령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옹진군의 경우 65~79세의 노령인구가 2000년 전체인구의 15.4%에서 현재는 24.4%로 증가하였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등 많은 학교에 여유공간이 발생하였지만 옹진군의 고령인구가 활용할 공간이 노령인구 증가에 비례하여 확충되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인천 전체로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노령인구는 2000년 말 11만8천명(4.6%)에서 현재 39만7천명(13.2%)으로 급증하였다. 노령인구는 거의 네 배 가까이, 비중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인천의 고령인구가 활용하는 공간이 인구증가에 비례해서 그만큼 늘었다는 말 역시 듣지 못했다.

물론 인구와 공유공간이 정비례해서 배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령인구와 노령인구가 반비례하여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제 모두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학령기 인구가 주로 하는 일은 학습과 놀이다. 그래서 학교가 이들에게 학습과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노령기의 인구가 주로 하는 일은 경제생활과 함께 여가 활용이다. 물론 노인에게도 변화하는 세태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공동의 경제생활과 여가 활용 및 학습을 위한 공간이 적절히 제공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노령인구를 위해 복지 확대 차원에서 공간이 제공돼왔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급격한 학령기 인구감소와 노령기 인구증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학교의 여유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령기 인구감소와 노령기 인구증가를 겪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해당하는 문제다.

바라기는 행정당국과 교육당국의 협업이다. 그동안의 교육공간에서 이제 폐교 또는 학교통합으로 발생된 여유공간을 노령인구의 공동생산, 공동구입 및 공동판매 등 공동경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시에 평생교육과 함께, 역사·사회·문화·환경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지혜를 모은다면, 지역의 골칫거리인 폐교 등 학교의 여유공간이 오히려 다양한 지역 활성화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