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독립리그

독립야구단 민간·지자체 후원 유치 멀기만… 유일한 생명줄 [벼랑 끝 독립리그·(中)]

입력 2024-06-03 20:36 수정 2024-06-04 11:2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04 1면

기업 100곳 문의해도 지원 전무

1년여 만에 자취 감춘 팀 수두룩
황영묵도 연천서 활약후 한화행
재정 탄탄해야 프로 진출도 가능


독립야구단 관련(사회부) (11)
3일 오후 광주시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수원파인이그스 선수들이 '2024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포천몬스터와의 경기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2024.6.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소속 구단으로 지난 2021년 합류한 '광주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은 첫 시즌부터 리그 우승이란 기적 같은 쾌거를 이뤘지만, 이듬해 팀을 해체해야만 했다. 후원과 동시에 구단 운영까지 맡았던 기업이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1년 만에 팀을 떠난 것이다.

당시 감독을 맡았던 송진우(58) 전 한화이글스 투수코치는 "다른 구단보다 코치진도 많았고 실내 연습장이 있어 야간 연습도 가능한 좋은 여건이었지만, 갑작스럽게 후원이 끊기며 단번에 팀이 해체됐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연고지 지자체에도 손을 벌려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팀을 살리려 다른 후원자도 찾아보고 결국 광주시청 관계 부서에도 읍소했지만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아무데서도 도움을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깜짝 등장 후 1년여 만에 자취를 감춘 독립리그 구단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프로구단 한화이글스로부터 지명받아 올해 1군 선발 내야수로 활약 중인 황영묵(25·직전 소속 연천미라클) 선수는 '광주 스코어본 하이에나들'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해체된 '성남 블루팬더스'에 소속된 경험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비교적 재정적 지원과 체계가 탄탄했던 연천 미라클에서 활동한 뒤에야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황 선수는 "1년 만에 해체된 팀을 두 곳이나 거친 뒤 연천 미라클에 몸담았는데, 다른 팀과 달리 코치진도 탄탄했고 구단 내 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운영팀장도 별도로 있어 감독님과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재정적으로든 운영적으로든 탄탄한 독립리그 구단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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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광주시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수원파인이그스 선수들이 '2024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포천몬스터와의 경기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2024.6.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문제는 아직까지 이처럼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구단이 민간은 물론 지자체 후원마저 끌어내기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는 점이다. 실제 '시흥 울브스'로 처음 시작한 시즌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이듬해인 2022년 연고지를 옮긴 '가평 웨일스'의 경우는 지난 3년 간 사실상 아무런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재정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

가평 웨일스 구단 총괄이사 A씨는 "3년 동안 민간 후원이라곤 2022년 한 빵집에서 받은 500만원이 전부"라며 "후원금을 유치하려고 감독과 함께 100곳에 달하는 기업, 스포츠 용품업체 등에 일일이 메일을 보냈고 일부 회사엔 세부 홍보방안까지 담은 자료를 보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사정상 어렵다'는 것뿐이었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응원도 관심도 부족한 연고 지자체들… 자비로 회비 내는 선수들 [벼랑 끝 독립리그·(中)])

/김준석·김형욱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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