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최후진술로 본 '이화영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심 시발
작년 金 귀국후 '송금' 진술 새국면
"이재명 위해 800만불" 검찰 수사

李 '술판회유' 사법기관과 갈등중
한때 가까웠던 공범 金·李 엇갈려
법정밖 "표적 수사" 특검 정쟁도
李 7일 1심 선고… 결과 이목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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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진실을 두고 김성태와 이화영은 서로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인일보DB

"이 사건의 모든 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부터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공범관계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최후 진술에서 지난 3년여를 회상하며 이 같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때 가까웠던 이 전 부지사와의 관계부터, 이 대표와의 연루 의혹으로 뜨거운 감자로 등극한 상황에서 재판부에 소신을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오는 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공범인 김 전 회장의 당시 발언을 토대로 '이화영 사건' 전개과정와 전망을 살펴봤다.

■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시작이었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화두는 이 대표와 쌍방울과의 연관성이었다. 지난 2022년 10월 구속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최초 적용된 혐의는 쌍방울에 수억 원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이 주목받은 계기는 쌍방울과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연결고리가 이 전 부지사로 추정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거액의 변호인 수임료를 쌍방울 전환사채 등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된 상태였다. 이때 이 대표와 쌍방울 양쪽에 밀접한 관계인 이 전 부지사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혐의의 단초도 잡힐 거란 전망이 확산된 것이다.

■ "(대북송금은)함께 좋은 일 한다고 생각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수사는 거기까지였다. 추가로 변호사비 대납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해외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이 귀국 후 재판에 넘겨질 때도 관련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대신 '대북송금' 혐의가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붙잡힌 김 전 회장이 "이 대표 방북과 경기도 대북사업 지원을 위해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보냈다"고 검찰에 진술하면서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지난해 4월부터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를 연이어 대북송금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결국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각각 징역 15년, 징역 3년6개월을 구형받았다.

■ "재판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법정 밖에선 정쟁이 거듭 격화됐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기각을 비롯해, 여야 진영의 각 지지자들은 주요 절차마다 장외 집회 등을 벌이며 갈등을 반복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부 기피신청, '술판 회유 의혹' 등으로 사법기관과 이례적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선고를 수일 내로 앞두고 '대북송금 특검법'이 전격 발의되면서 불씨는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 검찰이 이 대표를 표적 수사할 목적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며 특검법을 발의했고, 같은 날 이원석 검찰총장은 "사법 방해 특검"이라며 즉각 맞섰다. 한편 이 전 부지사 선고 이후 김 전 회장에 대해서도 오는 7월12일 선고기일이 열린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