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을 사도, 한잔을 마셔도 '한우물' 지구 지킴이들

입력 2024-06-09 20:57 수정 2024-06-09 20:5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0 10면

'환경보호 실천기' 인천 시민 이야기 눈길

김옥순 편의점주 '버리는 일회용품' 속상한 기분서 해방
'컵둥지' 운영 한소영씨, 비건음식 홍보·폐건전지 수거도
박해정씨, 화학비료 안쓰는 원두 찾아 마시는 '어진 소비'
인천민우회 이든씨, 의류 '새활용'… '슬로 패션'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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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다짐하며 제정한 날이다.

일회용품 줄이기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인천 시민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인천 남동구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종의봉투
4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옥순(59)씨가 손님들에게 비닐봉투 대신 제공하는 종이가방을 계산대 위에 펼쳐보였다. 2024.6.4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비닐봉투 대신 기부받은 종이가방을…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인천 남동구 한 편의점 계산대 옆에 잔뜩 쌓인 종이가방들이 눈에 띄었다.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옥순(59)씨는 손님들에게 비닐봉투 대신 종이가방에 물건을 담아주고 있다. 2년 전 인근의 제로웨이스트 가게 '소중한 모든 것'을 운영한 한소영(36)씨가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서 수거한 종이가방을 편의점에 줄테니 비닐봉투 대신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

한씨가 미추홀구로 가게를 옮긴 이후에는 김씨가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게서 종이가방을 얻어오고 있다. 돈을 내고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어 손님들의 반응이 무척 좋다고 한다.

김씨는 "손님에게 비닐봉투를 줄 때마다 일회용품을 버리는 기분이 들어서 속상했는데 비닐봉투 대신 종이가방을 손님에게 주기 시작하면서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게 돼 보람차다"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마켓 '컵둥지'
4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마켓 '컵둥지'에서 이곳을 운영하는 한소영(36)씨가 손님들에게 비건 문화와 재활용 방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4.6.4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지역주민과 함께 실천하는 다회용 컵 사용하기


인천에서 가장 처음으로 제로웨이스트 마켓을 운영했다는 한씨는 남동구에서 미추홀구로 가게를 옮기면서 이름을 '컵둥지'로 바꾸고 친환경 제품과 함께 우유, 버터, 계란 등을 이용하지 않은 비건 음료와 빵을 판매하고 있다. 한씨는 "생각보다 비건 음식도 맛있네요!"라며 미소 짓는 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뿌듯하다고 한다.

그는 가게 손님에게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다시 방문한 손님에게 다 쓴 컵을 돌려받고 있다. 또 주민들에게 폐전선, 폐건전지를 받아서 전문 재활용 업체에 주고 있다.

인천 연수구 카페 '우리동네 봄날'
4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카페 '우리동네 봄날' 벽면에 친환경 제품이 전시돼 있다. 2024.6.4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지구를 지키는 현명한 선택 '유기농 커피 원두' 카페


인천 연수구에 사는 박해정(50)씨는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는 주로 '우리동네 봄날'이란 이름의 카페를 방문한다. 이곳은 토지를 오염시키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커피 원두만 사용한다. 또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형태의 샴푸와 치약, 대나무 칫솔, 삼베 행주 등 친환경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박씨는 최근 이곳에서 커피와 함께 면 손수건을 구매했다. 휴지와 물티슈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기왕이면 환경을 지키는 커피를 마시고 환경을 보호하는 물건을 사려고 노력한다"며 "최근에 이곳에서 종이로 된 그릇을 샀는데 플라스틱보다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인 데다가 생각보다 그릇이 튼튼해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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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 쓸모없는 물건 사지 않을래요


인천여성민우회는 의류 쓰레기를 줄이자며 올해 '지속가능한 패션문화' 사업을 시작했다. 찢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진 옷, 유행이 지난 옷 등을 버리지 않고 수선해 모자·가방 등으로 '새활용'하는 내용이다.

회원들은 유행에 따라 값싼 옷이 대량 생산되고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에 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튼튼하고 친환경 소재로 된 옷을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슬로 패션'을 다 함께 실천하기로 했다.

인천여성민우회 이든(활동명·55)씨는 "빠르게 바뀌는 유행에 따라 옷들이 대량 생산되고 또 금방 쓰레기가 돼 지구에 쌓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현명하게 의류를 소비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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