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김용관 작가 2인전… 29일까지
격자 조형물·착시패턴으로 시공간 창조


김병주, Ambiguous wall-Symmetry B3939-S140
김병주 作 'Ambiguous wall-Symmetry B3939-S140'. /갤러리조은 제공

갤러리조은이 김병주·김용관 작가의 2인전 'Ambiguous Parallax (모호한 시차)'를 오는 29일까지 개최한다. 두 작가는 다층적 시차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공간을 특유의 절제된 기하학적 조형 언어로 표현한다.

김병주 작가는 격자 형태의 부조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나타낸다.

레이저 커팅으로 정교하게 절단된 얇고 단단한 철 소재의 선들이 수직 수평의 격자 형태로 교차하며 투시와 원근감을 만들고, 공간에 깊이감을 준다. 기하학적 원색 컬러의 격자 구조물은 만들어짐과 동시에 빈 공간을 만들어 내며, 철제 구조물의 넓이와 높이는 존재하지만 부피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격자 구조물 'Ambiguous Wall 모호한 벽'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매 순간 새롭게 인지하며 중첩되는 기억, 그리고 시간성으로 채워지며 다층적인 시차로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변화한다. 김병주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표 시리즈인 'Ambiguous Wall'을 포함, 미국 추상미술의 대가 조세프 알버스를 오마주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김용관 Parallax Viewport
김용관 作 'Parallax Viewport'. /갤러리조은 제공

이어지는 김용관 작가의 '시차적 표시영역'은 흑백의 스트라이프 패턴들이 화면 전체를 구성한다. 이는 등각 투상도로 본 '정육면체'라는 가정이 설정된 세계로, 육면체 세 면(정면·평면·측면)의 다양한 가능성들이 다채로운 패턴으로 나타난다.

투시가 적용되지 않고 그림자가 없는 평면 회화의 특성이 관람객 눈에 환영처럼 비춰지는데, 원근법적 착시로 경계가 모호해진 패턴들이 마치 교차하듯 떠오르며 새로운 시공간을 펼쳐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물리적·역사적·관념적 영역에서 살아남지 못한, 또는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관점을 찾아 병렬로 재구성하려 한다. 작품 '시차적 표시영역'은 하나의 관점 이전에 다양한 시차와 가능성을 시각화한 이미지 연작이자 세상의 당위적 구조에 의문을 품고 가치를 수평으로 재배열하는 작업이다.

회화부터 설치,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매체와 영역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형부터 소품까지 다채로운 캔버스 신작을 선보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