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학생 전용 통학버스

입력 2024-06-11 20:02 수정 2024-06-11 20:0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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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차량은 오랜 시간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논란을 이어왔다. 학생들은 운행시간이 불규칙하거나 한없이 돌아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등교와 동시에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시간 낭비와 체력 소모 등 불만이 쌓이자 1980년대 들어서 통학 승합차가 등판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아차 봉고 코치(1981)·베스타(1986), 현대차 그레이스(1986), 아시아자동차 토픽(1987) 등이 학생들을 실어 날랐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도심 학교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필수적인 등하교 수단이 됐다. 하지만 통학 승합차는 수십 년 동안 묵인해온 불법이었다. 불시에 단속이 뜨면 학교 정문에서 100~200m 떨어진 골목길에서 학생들을 내려줬다. 만에 하나 적발됐을 경우에는 "기사님은 학원 운영하는 친척이고, 무료로 탄다"라는 거짓 각본을 짜놓기도 했다.

통합형 학생통학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한두해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무상 교통수단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버스 등 기존 교통수단과 이익 충돌로 제도 시행 전 시동이 꺼졌었다. 학교별 통학차량 운영도 한계에 부딪혔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경기도교육청의 학생통학 순환버스가 더 환영받는 이유다.

파주시를 누비는 학생 전용 통학버스는 '파프리카'다. 작명이 재기발랄하고 친근하다. 어디든지 자유롭게,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버스라는 의미가 담겨 파(Far)-프리(Free)-카(Car) 란다. 파프리카는 지난 3월 1학기 개학에 맞춰 한정면허로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운정신도시 중·고교 18곳을 순환하는데 배차 간격도 5~15분으로 짧아 지각 걱정도 덜어준다. 기존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요금도 마을버스 수준이다. 지하철 등과 환승도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파주 '파프리카'에 이어 올 2학기 의정부·구리·광주·오산 통학버스가 어떤 기발한 이름으로 등장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23 아동(18세 미만)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보니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4점이다. 수면시간은 줄고 앉아있는 시간은 늘었다. 10명 중 7명은 방과후 '학원 뺑뺑이'를 돌았고, 정신건강 고위험군도 증가했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 등굣길이라도 여유롭고 즐거워져야 한다. 친구와 함께 타는 통학버스가 작은 위안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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