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독한 노사관계 추구… 한국지엠 초대사장 별세

입력 2024-06-12 20:43 수정 2024-06-13 10:02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3 3면
영국 출신 닉 라일리… 향년 74세
종합 완성차 업체 위상에 큰 공헌

지엠대우 초대 사장 닉 라일리 별세
/경인일보DB
영국 출신 닉 라일리(사진) 지엠대우(현 한국지엠) 초대 사장이 지난 7일(현지 시간) 7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라일리 전 사장은 2001년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직접 협상에 나섰으며, 2002년 합병이 마무리된 후 출범한 지엠대우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라일리 전 사장은 역대 한국지엠 사장 가운데 노사관계를 가장 중시한 인물로 꼽힌다. 대우자동차에서 정리해고된 1천750명의 노동자를 전원 복직시켜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인수합병 이후 사명에서 '대우' 명칭을 유지하도록 했고, 지엠대우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며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를 빠르게 안정화했다는 평가다. 라일리 전 사장이 2006년 사장직에서 물러날 당시 부평공장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고별식까지 열었다고 한다.

다만 지엠대우 협력업체 직원을 공장 생산라인에 불법 파견해 파견근로자 보호 관련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과오로 남는다.

라일리 전 사장 재임 당시 지엠대우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이성재 전 위원장은 12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경영인 입장에서는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보다 신규 채용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리할 텐데, 라일리 전 사장은 노조의 요구를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며 "라일리 전 사장의 행보가 지역사회나 노동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제라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라일리 전 사장은 재임 당시 지엠대우의 독자 생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차 마티즈부터 대형 세단까지 지엠대우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 종합 완성차 업체로서 위상을 유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지엠대우 사장에서 물러난 뒤 GM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을 역임할 때도 준중형·경형 차량 개발권을 지엠대우에 주는 등 회사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라일리 전 사장의 적극적인 경영으로 지엠대우는 2006년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6%를 차지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성재 전 위원장은 "라일리 전 사장 이후에 취임한 경영진들은 한국지엠을 GM의 산하 수출기지 정도로 인식해 온 반면, 라일리 사장은 지엠대우가 GM 브랜드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라일리 전 사장은 GM 본사나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갖고 회사를 이끌었던 인물"이라며 "한국지엠의 초석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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