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생님 잘 가르치네” 군포 어르신들 영상 제작 도전기

입력 2024-06-14 19:13 수정 2024-06-14 19:55

늘푸른노인복지관-한세대 연계 미디어 교육

멘토·멘티로 8주간 활동…손수 영상 촬영·편집

‘지역사회와의 상생’ 내건 한세대 비전 실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가한 한세대학교 학생들과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 회원들이 14일 오전 발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가한 한세대학교 학생들과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 회원들이 14일 오전 발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군포시에 거주하는 임봉희 씨는 무언가를 그리고 만드는 일을 좋아한다. 가장 즐겨하는 것 중 하나는 한지 공예인데, 임씨는 이미 수차례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작가이기도 하다. 손수 만든 공예 작품과 그림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SNS에 올려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는데 최근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았다. 작품 사진을 한데 모아 편집해 영상 형태로 만드는 일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한세대학교가 실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최근 설립 71주년을 맞은 한세대는 2030 비전을 발표했는데, 중점을 두는 가치가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다. 대학이 소재한 군포는 물론 경기 중부권역 전체에 한세대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동행하며 함께 발전해나가겠다는 기조다. 이를 위해 학교가 보유한 전문지식과 기술이 지역사회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러닝’을 실시하고 있는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과 연계해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복지관 회원들의 1대1 ‘미디어 강사’가 돼, 약 두달 간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게 골자다. 임씨 역시 이 수업을 듣는 정은채 학생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함께 호흡을 맞춰가면서 차근차근 해나간 결과, 자신의 한지 공예 작품과 만드는 과정 등을 담은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임씨는 “어려운 점은 크게 없었다. 제 작품을 집약한 영상을 만들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정씨도 “영상 촬영 방법을 익히기 위해 함께 산본중앙공원에서 실습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열정적인 자세로 임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6월 초까지 두달 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멘토·멘티로 활동한 임봉희씨(왼쪽)와 정은채 한세대 학생.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지난 4월부터 6월 초까지 두달 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멘토·멘티로 활동한 임봉희씨(왼쪽)와 정은채 한세대 학생.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임씨를 비롯해 이번 교육에 참가한 늘푸른노인복지관 회원은 20명가량이다. 모두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저마다 취미나 여행기, 일상의 단면을 촬영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일일이 편집했다. 촬영을 위한 스토리보드도 직접 그리고 자막도 하나하나 입력하는 등 저마다 많은 공을 들였다. 영상 제작 외에 고령층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스미싱 사기나 개인정보 유출 등을 방지하는 방법, SNS 사용법, PPT나 카드뉴스 제작 등 팀별로 미디어 관련 다양한 교육이 진행됐다.

미디어 환경과 기술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소외되는 고령층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교육을 통해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게 복지관 회원들의 반응이다. 14일 오전 교육에 참가한 복지관 회원들은 직접 제작한 영상을 발표하고 소감을 밝혔는데 “나이가 들면서 스마트 기기를 등한시하면서 지냈는데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빠르니 따라잡기가 어려운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미디어에 관해 더욱 공부하고 고민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가한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 회원이 14일 오전 발표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가한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 회원이 14일 오전 발표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6.14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세대간 소통의 계기가 됐다는 호평도 빠지지 않았다. 늘푸른노인복지관과 한세대학교간 업무협약을 통해 이 같은 교육이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회원은 “나이가 드니 청년들과 만날 일이 없다. 그렇다 보니 편견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이런 교육을 통해 그런 선입견을 없앨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회원도 “1주일에 한 번씩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했다.

해당 수업을 진행하는 홍숙영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토대로 소통하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세대간 갈등, 불통의 문제가 사회적으로도 화두인데 접점을 만들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도 고려했다. 미디어 교육을 제공받는 어르신들은 물론, 학생들 역시 어르신들과의 교감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생각한다”며 “한세대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여러 ‘서비스 러닝’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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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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