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해외 직접구매(직구) 활성화가 인천지역 물류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인천본부(한은 인천본부) 기획조사팀은 17일 ‘최근 중국발 해외 직구 확산이 인천지역 물류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 인천본부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국내 사용자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국발 교역 처리 건수가 많은 인천지역 물류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의 중국 직구 상품 수요 증가는 해외 직구 배송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해외 직구는 긴 배송 기간과 반품·환불의 어려움으로 인해 국내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국내 물류기업과 협력해 배송 인프라를 확충하고 반품과 환불 시스템도 편리하게 개선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주된 요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 테무는 한진과 손을 잡고 인천에 자체 통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의 지난해 4분기 해외 직구 택배 물동량은 2천670만상자로 1년 전보다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해외 직구 품목이 저가 소비재 위주라는 점도 국내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는 등 중국 내수 소비가 급감하자, 중국 기업들이 쌓인 재고를 낮은 값에 해외로 밀어내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수출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산업 원자재 분야에서 쓰이는 방식이었는데,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앞세워 소비재 분야까지 확대했다.
인천 물류산업은 국내 다른 지역 물류업계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직구 상품을 들여올 수 있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부산과 평택, 군산 등 해운 위주인 다른 지역과 비교해 인천은 공항과 한중카페리를 활용한 직구 상품 운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배송 기간 단축을 위해 높은 운송료를 감수하면서 항공화물의 비율을 높이고 있는데, 대중국 수입 실적에서 인천공항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93.1%(중량 기준)를 차지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두 가지 이상의 교통수단을 활용하는 복합운송 방식인 한중카페리의 경우 국내 항로 17개 가운데 인천항이 10개로 가장 많고, 물동량 점유율도 37%로 군산항과 함께 가장 높다. 인천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는 알리익스프레스 물류센터가 있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 항로가 있어 해외 직구 운송에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인천본부는 “해외 직구를 통해 신규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인천지역 내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직구 상품에 대한 정부의 규제 등 불확실성이 있으나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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