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람사는 이야기] 광주 '사랑의 농장' 안병배·한옥희 부부

입력 2024-06-17 19:37 수정 2024-06-17 19:4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8 17면

어려운 이웃에 채소·과일 선물… "나눔은 또다른 행복"


30여년 다양한 단체 이끈 봉사 경력
수확 배추·무로 직접 김장 담가 전달
아이들 맘껏 뛰노는 동물농장 운영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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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없는 한 농장이 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이곳을 '사랑의 농장'이라 부른다.

광주시 장지동의 농장 약 2천㎡ 부지에는 고추, 토마토, 상추, 작약, 살구, 앵두 등 각종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농장이 수확물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먹고 싶은 채소나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안병배(68) 광주지구축산농협 산악회 회장과 그의 아내 한옥희(66)씨 부부가 운영하는 이 농장은 주변에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다.

30여 년 전부터 봉사활동에 몸을 담아 온 부부는 "나눔은 또 다른 나의 삶에 행복을 주고 있다"며 "농장에서 채소나 과일을 수확해 이웃에게 나눠주고 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부부의 농장에는 이웃 주민들이 채솟값 대신 가져다주는 과자나 작은 선물들이 많다. 부부는 이 선물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농장의 채소나 과일 나무에는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채소 심기부터 모든 일을 부부가 직접 한다. 농장은 늘 주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농장 밭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젊은 부부들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와서 일을 도와줄 때도 많다. 그래서 이곳은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의 놀이터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부부에게 제일 바쁜 계절은 가을철이다. 농장에서 수확한 배추나 무, 파 등을 가지고 김장을 담가 인근 어려운 이웃이나, 세를 사는 주민들 및 홀몸 어르신들에게 직접 나눠 준다.

부부는 "지금은 나이도 들어 외부 봉사활동보다 농장에서 농장관리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부부의 봉사 경력은 화려하다. 이장, 통장, 동대표, 축협 전 이사, 부녀회장, 바르게살기협회, 축협 부녀회장, 광주중앙고등학교 총동문회 부회장 등 3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부부의 유일한 취미가 있다면 산행 및 트레킹이다. 남편인 안씨는 광주지구축협 산악회 모임에서 7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산악회 조합원은 매월 둘째주 목요일 산행 및 트레킹 문화탐방을 한다. 부부가 꼭 참석하는 행사다.

부부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이 농장에서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염소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 농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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