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347곳 지정 24%는 '야외'
행정복지센터 가긴 마음편치않아
대부분 경로당 회비낸 회원만 이용
인천의 낮 최고 기온이 33℃까지 오른 19일 오후 2시께 부평구 부흥공원. 더위를 피해 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연신 부채질하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어르신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매일 공원을 찾는다는 양추자(80)씨는 "집에서 혼자 에어컨을 틀기 부담스러워서 동네 주민들과 대화도 나누고 더위도 피하려고 온다"며 "자주 이곳을 찾는데 오늘은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덥다"고 했다.
인천시는 고령자나 더위에 취약한 주거환경에 사는 이들을 위해 행정복지센터, 은행, 경로당 등 1천347곳을 '무더위 쉼터'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을 보면 이 가운데 24%(335곳)는 부흥공원처럼 공원의 정자, 그늘막, 교량 하부 등 야외 쉼터다.
부흥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부개2동 행정복지센터가 있다. 하지만 부흥공원에서 만난 이들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어떻게 마음 편히 쉬겠느냐"며 손을 내저었다.
이날 부개2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가 직원에게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1층 민원실 전체가 쉼터라고 안내받았다. 그러나 행정복지센터에 용무가 있는 민원인들을 위한 의자만 있을 뿐, 휴식을 취할 마땅한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이덕림(90)씨는 "행정복지센터나 은행은 업무를 보러 온 사람으로 붐벼 오랫동안 앉아 있기 어색해 쉬러 가긴 어려운 곳"이라고 했다.
인천 무더위 쉼터의 절반(52%, 707곳)이 넘는 경로당도 문턱이 높긴 마찬가지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은 누구나 방문해 휴식할 수 있지만 대부분 경로당에 회비를 내는 회원들만 이용하고 있다.
부평구 한 경로당의 회원인 김용희(80)씨는 "주변에 사는 노인들에게 회원이 아니어도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오지 않는다"며 "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행정복지센터 가긴 마음편치않아
대부분 경로당 회비낸 회원만 이용
30도가 넘는 기온을 보인 19일 인천시 부평구 부흥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나무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4.6.1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인천의 낮 최고 기온이 33℃까지 오른 19일 오후 2시께 부평구 부흥공원. 더위를 피해 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연신 부채질하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어르신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매일 공원을 찾는다는 양추자(80)씨는 "집에서 혼자 에어컨을 틀기 부담스러워서 동네 주민들과 대화도 나누고 더위도 피하려고 온다"며 "자주 이곳을 찾는데 오늘은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덥다"고 했다.
인천시는 고령자나 더위에 취약한 주거환경에 사는 이들을 위해 행정복지센터, 은행, 경로당 등 1천347곳을 '무더위 쉼터'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을 보면 이 가운데 24%(335곳)는 부흥공원처럼 공원의 정자, 그늘막, 교량 하부 등 야외 쉼터다.
부흥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부개2동 행정복지센터가 있다. 하지만 부흥공원에서 만난 이들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어떻게 마음 편히 쉬겠느냐"며 손을 내저었다.
이날 부개2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가 직원에게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1층 민원실 전체가 쉼터라고 안내받았다. 그러나 행정복지센터에 용무가 있는 민원인들을 위한 의자만 있을 뿐, 휴식을 취할 마땅한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이덕림(90)씨는 "행정복지센터나 은행은 업무를 보러 온 사람으로 붐벼 오랫동안 앉아 있기 어색해 쉬러 가긴 어려운 곳"이라고 했다.
인천 무더위 쉼터의 절반(52%, 707곳)이 넘는 경로당도 문턱이 높긴 마찬가지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은 누구나 방문해 휴식할 수 있지만 대부분 경로당에 회비를 내는 회원들만 이용하고 있다.
부평구 한 경로당의 회원인 김용희(80)씨는 "주변에 사는 노인들에게 회원이 아니어도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오지 않는다"며 "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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