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행위서 비자본주의적 다성성 찾아
인천작가회의 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여름호(사진)가 발행됐다.
'작가들'은 이번 호에서 3명의 필자에게 가족에 관한 특집 원고를 청탁했다. 김주원 평론가는 김해진의 '목화맨션'과 조해진의 '여름밤 해변에서, 우리'를 통해 자본주의적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 1인 가구에 대해 살폈다. 작품 속 여성들은 친족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돌봄의 행위 속에서 비자본주의적 다성성을 찾아간다.
김건형 평론가는 퀴어공동체를 다룬 문학 작품들을 꼽았다. 박상영, 조우리, 김병운, 김현, 한정현의 소설에서 나타난 한국 사회 퀴어의 모습들을 다양한 각도로 정리했다. 드라마작가 구선경은 한국 드라마에서 가족의 재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소위 '막장 드라마'와 장르물의 번성 속에서 가족 이야기의 다층적 변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번 호 특집과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은 아동·청소년 비평으로 실린 강수환의 '흔들리는 정체성과 청소년들'이다. 조유리, 윤슬빛 작품과 함께 "유동하는 정체성의 배 위에 올라탄" 청소년을 다뤄 다른 각도에서 퀴어에 착안했다.
이번 호 '기획 연재'에선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한국 근대성의 새 단계였던 '학지광' 세대에 주목했다. 계몽기의 끝에 근대적 개인의 맹아로 싹튼 자유시의 흐름에서 동양과 서양, 사회 혁명과 개인 혁명을 '비변증법적 변증법'으로 사유한 산문을 선보인 최소월을 조명했다.
'고유섭 평전'(한길사)을 쓴 이원규 작가가 고유섭과 교류한 인천의 인물을 살폈다.
'민중 구술'은 지난 호에 이어 임인자 할머니의 한국전쟁 이후의 삶을 담았다.
'르포'는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성장과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일군 지난해 교사 대투쟁을 다뤘다. 이철산, 조혜영, 김효은, 김사월, 옥효정, 정우신, 전수오, 홍인혜, 이기현, 이은형이 시를 썼고 최경주, 조영한, 서이제가 소설을 써냈다.
아동·청소년 문학 코너 '노마네'에는 이만교와 박정완이 동시를, 신지명이 동화를, 정재은이 청소년 소설을 각각 실었다.
계간 '작가들' 온라인 주소(webzinewriters.com)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