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차별 없는 인천 학교 '유니버설 디자인' 없던일로

입력 2024-06-20 20:04 수정 2024-06-20 20: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1 4면
"성중립화장실, 성범죄 위험 노출"
학부모 거센 항의에 '조례안' 철회
정종혁 인천시의원 "손질 후 발의"

장애학생 등이 차별받지 않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른바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자는 취지로 발의된 조례안이 일부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로 철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정종혁(민·서구1) 의원은 최근 대표발의한 '인천시교육청 유니버설디자인 촉진 조례안'을 철회했다.

조례에 담긴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누구나 차별 없이 시설이나 공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도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설치된 '무장애놀이터'가 대표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중 하나다. 이 디자인은 점자, 소리 해설 서비스 등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인천에도 이미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이 있다. 지난 2020년 인천시는 어린이, 노인, 외국인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림, 이미지가 담긴 안내표지판 등을 등산로와 둘레길에 설치했다.

해당 조례안은 학생, 교직원, 방문객 등이 교육 환경에 차별 없이 접근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5일 발의됐다. 이 조례를 통해 장애학생을 위한 교내 엘리베이터,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문턱 없는 교실, 학생들 키에 따른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세면대 등을 설치하거나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입법예고 기간 중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해당 조례를 근거로 '성중립화장실'이 설치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 유튜버가 "인천시교육청이 성범죄 위험성이 높은 '성중립 화장실'을 도입하려 한다"며 "인천지역에 사는 구독자들은 조례를 발의한 의원에게 항의 방문, 항의 전화 등으로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해 달라"고 올린 영상이 인천지역 맘카페 등에 퍼지면서 거센 항의를 받은 정 의원이 결국 조례안을 철회했다.

성중립 화장실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필요한 영유아나 노인, 장애인과 이동을 돕는 활동지원사 등이 모두 이용 가능한 화장실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이다. 지난 2022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성공회대학교가 성중립 화장실인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했는데, 범죄에 취약하다는 우려로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정 의원은 "학교 생활에 불편을 겪는 장애학생을 포함해 모두가 차별 없이 이용 가능한 시설과 환경을 조성하려는 게 조례의 취지였는데, 무작정 성중립 화장실을 학교에 설치하려 한다는 오해가 생겨 안타깝다"며 "조례 내 문구를 수정해 조례안을 다시 발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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