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청 인근 점자블록 설치 미비… 시각장애인 보행안전 위협

횡단보도 점자블록 법 의무사항

시각장애인聯 조사 ‘86% 부적격’

“장애인체육대회 앞둬 개선해야”

가평군 가평읍 석봉로 한 교차로 행단보도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024.6.21 가평/김민수기자[e-mail]

가평군청 주변 횡단보도 점자블록 정상 설치율이 10%대로 시각장애인들이 보행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역 점자블록 미설치율과 부적정 설치율이 86%에 달하는 등 점자블록 설치는 미비한 상태다.

횡단보도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보행편의시설의 하나인데 해당 지역에는 다수가 미설치 또는 부적격으로 판정을 받아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횡단보도 점자블록 설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의무사항으로 군 도로 행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

21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해 가평군청 인근 300m 내 신호기가 설치된 22개 횡단보도 점자블록 설치 현황 등 보행환경을 조사했다.

횡단보도 점자블록 실태조사 주요항목은 재질규격, 점형 2줄, 이격거리, 횡단진행방향, 설치폭, 선형블록, 유지관리 수동식 버튼 전면 등의 설치 유무 등이다.

조사 결과 횡단보도 점자블록 미설치율은 59.1%로 13개에 달했으며 설치율은 40.9%로 9개로 나타났는데 이 중 6개가 부적정 판정을 받아 미설치·부적절 설치율은 86.4%로 치솟았다.

적정설치는 3개로 설치율은 13.6%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국토부 지침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설치·관리 지침과는 달리 설치상태는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점자블록)을 보면 횡단보도의 진입부분에는 점형블록을 설치하고 이를 유도하는 부분에는 횡단보도의 진행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보도 등과 차도의 경계구간으로부터 보도 등의 폭의 5분의 4가 되는 지점까지 선형블록을 설치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가평군 가평읍 석봉로 한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럭의 선형블록이 횡단보도 진행방향과 다르게 설치돼 있다. 2024.6.21 가평/김민수기자[e-mail]

점자블록의 점형블록과 선형블록은 각각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차도로부터의 위험을 경고하고 횡단 방향을 안내하는 등의 역할로 설치기준이 제시돼 있지만 조사지역에는 이러한 기준이 지켜지지 않아 시각장애인 등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2025년 제15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와 2026년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등 대규모 장애인체육대회가 가평군에서 개최 예정된 만큼 시급히 시설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 A씨는 “법 의무사항인데 시설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는 군 도로행정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안전 등을 위해 이제라도 전수조사를 통한 시설개선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횡단보도 점자블록 설치는 법 의무사항이 맞다. 다만 사업부서와 관리부서가 달라 횡단보도 추가 설치 시 행정착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제라도 관련부서와 협의를 통해 전수조사 등 향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