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저어새 보호 국제연대, 인천서 '희망 날갯짓'

입력 2024-06-23 19:29 수정 2024-06-24 17:4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4 6면

한국-대만 생태 활동가 교류 

 

남동유수지 새끼 저어새 가락지 부착
대만야생조류학회 관계자 등 참석
27일 기구 '버드라이프' 온라인 포럼


저어새 가락지 위치추적기 살펴보는 대만 활동가들1
대만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이 2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올해 태어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저어새에 부착된 가락지와 위치추적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4.6.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3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으로 향하는 보트가 출발하자 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저어새 수백 마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방역복을 입은 저어새 보호 활동가와 국립생태원 연구원 등이 올해 인공섬에서 태어난 저어새 5마리를 유수지 인근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걱처럼 생긴 부리가 검정색으로 변하지 않고 아직 분홍빛이 도는 새끼 저어새에게 가락지를 부착했다. 새끼 저어새의 다리에는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빨간색 가락지가 끼워졌다.

권인기 저어새 생태학습관장은 "올해 한반도 전체에서 태어난 저어새 600여마리 중 약 100마리에게 가락지를 부착할 예정"이라며 "오늘 가락지를 부착한 새끼 저어새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만야생조류학회(TWBF)와 대만의 유일한 습지 국립공원인 타이장(台江) 국립공원 관계자 등 10명도 참석했다. 남동유수지 등 인천에서 태어난 저어새들은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겨울을 난다.

행사에 참여한 대만야생조류학회 상임이사 필립 쿠오는 "지난겨울 대만을 찾아온 저어새 수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고, 지난 몇 년간 여름철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습지가 마르는 등 저어새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을 인천에도 공유하고 인천의 저어새 서식지 보호 방안과 가락지 부착법 등을 배우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가락지 부착하는 저어새
2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올해 태어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저어새에 부착된 가락지와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6.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들은 26일까지 인천에 머무르며 한국의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과의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시도한 저어새 멸종위기 등급 조정에 관해 논의한다. (5월17일자 4면 보도)

최근 한국, 대만,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은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 조정을 막기 위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탐조단체(HKBWS) 총감독 유얏퉁은 경인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홍콩의 대표적 저어새 서식지 마이포 습지 앞에 있는 '딥베이 습지'가 오는 10월 매립 공사를 시작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이 낮아지면 저어새가 살고 있는 마이포 습지에 대한 개발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저어새 네트워크 창립 멤버 마츠모토 사토루는 "일본은 후쿠오카시 인공섬, 마쓰야마 간척지, 쿠마모토항 등에서 모두 매립공사가 진행되는 등 저어새 서식지가 모두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 저어새 수가 1만 마리가 될 때까지 저어새에 대한 멸종위기 등급을 조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전 세계 조류의 멸종위기 등급을 평가하는 국제조류보호기구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오는 27일 저어새 전문가들과 온라인 포럼을 열 예정이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에서 활동하는 이안 버필드 박사는 "포럼을 진행해 각국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많은 자료를 수집한 뒤 10월~11월 중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에 대한 의견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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