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공장 화재

[사설] 최악의 인명피해 남긴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입력 2024-06-24 20:25 수정 2024-06-25 11:1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5 19면
[포토]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업체 화재26
24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4.6.2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화재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어제 오전 10시31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1차전지 제조공장 화재로 22명이 사망하고, 중상 2명·경상 6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희생자 대다수가 화재발생 지점인 2층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들이었다. 사망자 중 20명이 중국 등 외국인 노동자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방당국의 신속한 출동에도 불구하고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화재 원인 때문이다. 리튬전지 폭발로 인한 화재가 연쇄 폭발로 순식간에 확대돼 노동자들은 대피할 시간도 없이 화염과 유독가스에 갇혔다. 출동한 소방인력도 폭발 및 현장 붕괴 위험 때문에 구조를 위한 진입을 시도할 수 없었다. 결국 화재 발생 4시간39분 만에 초기 진압을 마친 구조대가 현장에 진입했지만 희생자들을 수습하는데 그쳤다.

정확한 화재 및 피해 원인은 소방당국의 현장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속보로 타전된 화재 현장엔 평소의 안전 및 인력 관리에 큰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길은 건물 2층에서 배터리셀 1개의 폭발로 시작됐다는데 현장에는 완제품 배터리셀 3만5천개가 쌓여 있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대로 리튬 사용 배터리는 화재 시 물로 진화가 힘들다. 리튬전지 생산공장이라면 화재 발생에 대비해 적절한 진압 및 대피 매뉴얼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작동했어야 상식에 맞다. 완제품 리튬전지를 노동자 근무 지역인 생산현장에 적치한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



허술한 인력 관리로 인한 혼란도 심각했다. 소방당국은 진화 초기 단계에서 노동자들의 인력 명부가 타버려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화재 진압 초기 23명이던 실종자 수가 21명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상당수 노동자가 일용직인 탓에 회사 측이 정확한 현장 인력 파악에 애를 먹은 탓이다. 화재 위험 제조 현장에 소통이 어려운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투입하는 일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리튬전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불가피한 사실을 제조업체인 아리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재 발생 직후 방화시설 작동 및 대피 매뉴얼이 작동한 흔적이 안 보인다. 인재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은 사망자 수습 및 부상자 치료에 관계당국의 지원이 집중돼야 하지만, 화재 원인 규명도 철저해야 한다. 리튬을 이용한 1, 2차 전지 생산공장들이 화재 무방비 상태라면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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