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공장 화재

[화성 리튬공장 화재] '유해가스 노출' 2차피해 우려… 불 꺼졌지만 불안감 안 꺼진다

입력 2024-06-25 20:30 수정 2024-06-25 21: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6 2면
사고현장 인근 피신해 있던 사람들
당일 입은 옷 세탁·샤워 안내 받아
"진화 중 나온 불산 인체 치명적"
道, 보건환경硏과 정밀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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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마지막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4.6.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파편도 튀고 연기도 나고 난리도 아니었죠."

지난 24일 화재 발생으로 31명의 사상자가 나온 화성시 서신면의 리튬전지 공장 근처엔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불안 어린 눈빛이 보였다.



25일 오전 10시50분께 화재 현장에서 만난 인근 제조업체 대표 최모(54)씨는 전날을 회상했다. 화재 발생 소식을 들은 최씨는 외부에 있다가 급히 사무실로 복귀했다. 최씨의 회사는 화재가 발생한 공장과 인접해 있던 터라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주차장에 주차된 하얀색 차량에는 검은 재가 군데군데 껴있었고, 폭발로 인해 튄 파편이 차량 앞부분을 찌그러트렸다.

당시 내부 직원들은 200m가량 떨어진 식당으로 미리 식사하러 간 상황이라 연기 피해는 없었지만, 식사 이후에도 복귀하지 못하고 인근 공원에 피신해 있었다. 리튬공장 화재로 인해 발생한 유해 가스 때문이었다.

또 다른 공장에서 올해 처음 일을 시작한 전모(27)씨 역시 전날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한 시간 전인 오전 11시 정도부터 인근 공장마다 소방관들이 달려와 창문을 닫고 실내에서 나오지 말라고 급히 안내했다. 또 오늘 입은 옷들은 모두 따로 분류해서 세탁하고, 머리부터 온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전달받았다.

전씨는 "나중에 화재로 인해 유해 가스가 누출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인근에는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화재 연기로 인한 유해 물질 피해는 현장에 투입된 인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부족한 장비로 인해 현장 작업자들의 건강이 염려된다는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이라 밝힌 자는 익명 게시글을 통해 "유해물질에 오염된 현장에 효과 없는 KF-94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화재 연기로 인한 유해 물질에 보호구도 없이 들어간 동료 직원들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 원인이 리튬배터리 폭발인 만큼 진화 과정에서 나온 불화수소산(이하 불산) 등의 유해가스가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산은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피부를 녹일 만큼 유해한 물질이고 이번 화재에 누출된 양으로도 호흡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방제 작업을 위해 인체에 노출될 경우 충분한 물 샤워를 통한 제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염화수소 및 불산 누출에 대한 정밀 검사와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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