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본부, 반도체 설계기업 경쟁력 강화 나선다

입력 2024-06-26 15:37 수정 2024-06-26 16:44

설계전문 산업 일컫는 ‘팹리스’

큰 규모에도 매출 전국 2등 위치

“비용 지원 등 산업 강화 노력”

한국은행 경기본부 직원이 반도체 설계(팹리스) 중소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4.6.26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한국은행 경기본부 직원이 반도체 설계(팹리스) 중소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4.6.26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반도체 설계(팹리스) 중소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26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으로, 1980년대 이후 반도체 설계가 복잡해지고 생산공정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산업이 분업화되면서 등장했다. 팹리스(설계전문) - 파운드리(위탁생산)의 분업화는 기업의 다양한 수요(needs)에 따라 ‘다품종 맞춤형 생산’을 해야하는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주로 적용되는데, 특히 팹리스는 파운드리, IDM(종합반도체기업)에 비해 자본 측면의 진입장벽이 낮아 중소기업이 성장할 여지가 큰 산업이다.

2022년 기준 국내 팹리스 산업 총 매출액은 4.9조원으로, 반도체 제조업 전체(172.7조원, 2020년) 대비 1.8%의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제조업(20.9조원, 2020년) 대비 비중은 약 14.8%로 산업 내에서도 팹리스의 비중은 크지 않다. 업체 수는 2022년 139개로 전체(4천886개)의 2.8%이고, 종사자 수는 8천291명으로 전체(16만437명)의 5.2%에 그치고 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업체 수 기준으로는 경기(64%), 서울(25%), 대전(4%), 충북(3%) 등의 순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으나, 매출액 기준으로는 대전(46%), 경기(39%), 서울(8%), 충북(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당 수(90개)의 팹리스 기업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 공장과 판교 테크노밸리가 입지해 있는 경기도에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팹리스 업체 중 유일한 대기업인 Lx세미콘(2022년 매출액 2.1조원)이 대전에 위치함에 따라 매출액 기준의 팹리스 산업 규모는 경기도가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최근 10년간 국내 팹리스 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 12.0%의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였으나, Lx세미콘을 제외한 중소 팹리스 기업들(7.9%)의 성장세는 더딘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경기 호황기인 2019~2022년중 국내 팹리스 기업의 68%가 글로벌 시장 성장률(25.5%)을 밑돌았으며, 국내 기업의 25%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중소 팹리스 기업들은 반도체 공정 고도화에 따른 초기 설계비용의 증가로 자본력이 취약한 창업 초기단계 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설계 및 테스트에 소요되는 인프라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능력이 낮은 영세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초기 설계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소 팹리스 기업들의 열악한 경영 현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글로벌 상위 반도체 수요기업(모바일,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등) 존재, 경기지역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등을 감안할 때 국내 팹리스 기업 발전을 위한 여건은 우호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지자체는 팹리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안을 강구 해야 한다고 한국은행 경기본부 측은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설계인프라 관련 지원) 팹리스 중소기업이 큰 비용부담 없이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고가의 반도체 설계 모듈(IP), 설계 툴(EDA)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며 “또한 국내 주요 파운드리 업체에 세제혜택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파운드리가 국내 중소 팹리스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하도록 유인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AI·로봇 등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술에 대한 IP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IP 특화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을 확대·지속함으로써 반도체 IP를 국산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AI 관련 반도체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팹리스와 수요기업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필요한 설계기술을 개발함으로써 AI 관련 산업변화에 대한 팹리스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인력 확보) 팹리스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팹리스 기업의 장기 지속성장이 가능해야 하고 그 결과가 직원들의 처우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혁신성과가 대기업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매출단가의 생산비용 반영, 기술유용 방지 등의 공정거래 관행 마련이 긴요하고 해외 고급인력이 국내 중소기업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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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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