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공장 화재

"진상규명·대책없인 안돼" 장례 못치르는 유족들

입력 2024-06-27 20:20 수정 2024-06-27 20:2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28 5면
아리셀 대표 방문에 고성 등 오가
화성시, 유족 의사 따라 지원키로
사측 '김앤장' 소속 변호사 선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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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고개 숙이는 아리셀 대표 27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아리셀 공장 화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사죄하고 있다. 2024.6.2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진상 규명과 대책부터 가지고 다시 오세요. 저희는 당신(아리셀) 사과 못 받습니다!"

27일 오후 2시 30분께 화성 리튬공장 화재 참사 유족들이 모여있는 화성시 모두누림센터 유족대기실로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이 방문하자 유족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항의 도중 과호흡 증상을 보인 유족도 있어 119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조속한 시일 내 사망자들의 장례나 후속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지만, 유족들은 "구체적 대책을 마련한 뒤 다시 오라"는 냉담한 반응만 드러냈다.



이날로 완료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사망자와 유족 간 DNA 대조 결과로 사망자 23명 모두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시신은 화재 초기 이송됐던 화성시 관내 5개 장례식장 안치실로 돌아갔다. 신원을 확인한 사망자 유족들은 시신 확인을 위해 각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한 어머니는 "오늘 새벽 1시에야 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경찰 연락을 받았다"며 "지금 확인하러 가는 심정은 너무 고통스러워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속속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됨에도 현재까지 장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3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빈소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유족들은 아리셀 측과 협의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망자 시신이 안치된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유족들이 회사가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는데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해 안치실에 (시신을) 모셔만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유족들의 의사를 전적으로 따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화성시는 이날 오전 10시께 유족들에게 장례 절차를 설명하는 자리를 준비했지만 일부 유족들이 장례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날 화성시 동부출장소와 동탄출장소 내 추가로 확대된 추모공간 역시 영정사진과 사망자의 이름이 적힌 합동 분향소 형태가 아닌 단순 추모 공간으로 꾸려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유족들끼리 장례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국내에 입국 못한 유족도 있어 개별 유족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시는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아리셀 측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화재와 관련한 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가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공원에 설치한 희생자 추모 공간을 두고, 한 파출소장이 "분향소는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김학석·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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