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없고 사인은 하래요”…안전망 없는 위험일터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네팔 출신 A(30)씨는 7년 전 한국에 와 3곳의 공장에서 일하면서 ‘소화기 사용방법’을 제외하고 회사로부터 받은 안전교육은 없다고 한다. 최근까지 평택의 한 철근 가공 공장에서 일하다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는 그는 “먼지도 많고 소음이 심한 공장에서 일했어서 안전한 환경의 새 직장을 찾고 있다”면서도 “화성 화재처럼 안전 교육이 없으면 (어떤 공장이라도)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했다.

23명의 화재 사망자가 나온 ‘화성 아리셀 참사’ 이후 필수 안전교육 등이 주먹구구로 이뤄지는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대형 사고가 자신의 일터에서 반복되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정기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특히 위험 업무일 경우 이와 관련된 안전교육을 추가로 하게 한다. 일용직이나 외국인 노동자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23명(외국인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참사 이후 “(회사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아리셀 직원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안전교육 등을 받지 못한 취약 업종 노동자들에 대해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진다.

안산 성곡동(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다른 네팔 출신 B씨 역시 안전교육은 회사의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B씨는 “6년 전 E-9(고용허가제) 비자로 한국에 온 뒤 첫 직장에서 (안전) 교육을 한 번 받았다”며 “지금까지 교육 없이 (교육을 했다는) 사인만 몇번 했을 뿐인데, 교육을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산업안전 강화방안을 이달 중 발표한다고 이날 밝혔다. 노동부는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 고용된 취약 사업장 등에 대해 안전교육을 확대·강화하고 위험요인 개선 등 지원책을 담을 계획이다. 또 이번 사고를 통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위험성평가 인정 사업과 정부의 안전관리 컨설팅 사업 등도 개편하기로 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안전교육이 없었다’는 아리셀 직원들의 주장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관련 참고인 37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으며, 참고인은 아리셀과 아리셀에 외국인 인력을 보낸 메이셀, 화재 당시 대피한 공장 관계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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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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