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취약지 경기도민 1만2천명, 올 장마도 두렵다

입력 2024-07-01 20:08 수정 2024-07-01 21:0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7-02 7면

광주 검복리, 2년전 피해흔적 여전
수원 광교산 자락 주민들도 불안감
"市에 조치 요구했지만 사유지라…"
도내 2286개소, 재해 예방책 시급

 

용인 공사 절개지 스케치 (6)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기지역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총 2천286개소에 달한다. 양평군이 372개소로 가장 많고 광주시(313개소), 가평군(304개소) 등이 뒤를 이었다. 사진은 1일 용인시 공사현장 절개지 모습. 2024.7.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본격 장마철을 앞두고 경기도 내 산사태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1만2천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올해도 반복될지 모르는 재난을 우려하며 근심에 잠겼다. 이에 산사태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예방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22년 8월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에 이틀 간 내린 500㎜의 집중호우로 야산의 토사가 무너지며 다량의 흙과 돌, 나무 등이 시골마을을 덮쳤다. 1일 오전 10시께 찾은 검복리는 피해복구가 완료됐음에도 여전히 2년 전 산사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당시 산에서 쓸려온 나무 중 일부는 마을 앞 하천에 쌓였고, 산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설치된 사방시설 인근은 날카롭게 파여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다가올 장마로 인한 산사태 재발을 우려했다.



단독주택을 매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사태를 경험한 홍성표(68)씨는 "많은 양의 흙과 나무가 내려와서 집 뒤편에 있는 전신주가 쓰러져 집 지붕을 뚫었고 담장까지 모두 쓸어버렸다"며 "무너진 곳에 공사는 했지만, 올해 역대급 장마가 오면 다시 산사태가 날까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수원 광교산 산사태로 토사가 가옥을 덮쳐 침수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은 매년 그날의 악몽이 되풀이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교산 아래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40년째 살고 있는 박신일(68·여)씨는 2년 전 산사태 당시 집 뒤로 쓰러진 나무를 가리키며 "매년 여름마다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인근에 사는 정선영(62·여)씨는 집 근처에 높게 솟은 아카시나무가 언제 덮칠지 몰라 시청에 선조치를 요구했지만, 사유지에 있는 나무라 당장 조치가 어렵다는 말뿐이었다.

시 관계자는 "재해 우려가 있는 경우 사유지라도 선조치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모든 부분을 다 관리하긴 힘들다"며 "신고가 들어오는 대로 현장에 바로 출동해 조처하고 적극적인 순찰 점검을 통해 인명피해를 막겠다"고 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기지역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총 2천286개소에 달한다. 양평군이 372개소로 가장 많고 광주시(313개소), 가평군(304개소)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산사태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총 1만2천169명으로 나타나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표 참조

2024070201000031700001461

이에 경기도는 사방시설의 재해 예방 기능을 강화하고 배수시설 정비 등과 함께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31개 시·군, 경찰, 소방 등과 함께 산사태 대비훈련을 진행했고 도뿐만 아니라 각 시·군에서 산사태 주민 대피 계획을 수립했다"며 "산사태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지역 등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규준·김지원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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