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기반해 인간 본성 속 ‘치유’ 살핀 작가들
김희정, ‘타로 카드’ 상징들 접목한 벽사 그림
이정희, 자연 만물 조화 이루는 ‘별천지’ 담아
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신진·청년 작가 전시를 이어갑니다. 이번 전시는 8일 시작한 김희정·이정희 작가의 2인전 ‘깃든 이야기’입니다.
이번 전시 주제를 함께 정한 작가들은 신화적 인간 본성이 품고 있는 치유의 속성에 주목했습니다.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생각을 그림 이야기로 펼쳤습니다. 두 작가는 자신들의 조형 방식으로 풀어낸 이야기 그림을 통해 관람객이 작품의 본질적 의미와 치유·회복·조화의 기능을 간접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희정 작가는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와 설화, 민담에서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여러 상징들을 분석하고 재해석한 이미지를 벽사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화를 피하고 복을 기원하는 벽사를 통해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김희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타로’(Tarot)라는 점술을 위해 쓰이는 카드 형식을 빌어오는데요. 이 작업이 현실의 변화와 미래의 설계를 도와주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희정 작가는 “전시에서 선보이는 22점의 타로 시리즈는 기존 타로 카드에서 제시된 상징들을 재해석했다”며 “관람자에 따라 여러 시각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희 작가는 인간 중심의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필요에 따라 존재 가치가 결정돼 소멸하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존재의 존엄성을 드러내며 하늘과 물과 대지의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화해, 관계의 회복을 이야기하네요.
이정희 작가의 이번 전시 출품작 ‘별천지’는 앞서 이야기한 자연과 인간의 화해, 관계의 회복을 염원하는 일종의 그림 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꽃과 풀, 새와 짐승, 물과 구름과 해와 달 등 자연의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담고자 했습니다. 이정희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된 풍경을 의미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회복된 ‘별천지’를 바라는 인간의 염원이 현실로 돌아와 현재의 치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든아트하우스 이창구 관장은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두 작가는 재료, 기법, 정신적 사유까지도 전통에 기반을 뒀다”며 “그러면서도 시대의 맥락을 깊게 고민하고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며 작업하고 있는 청년 작가”라고 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작가 각자의 이름을 거꾸로 읽으면 서로의 이름이 되네요. 두 작가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