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워세트: 성능경×이랑' 2인전
1세대 전위예술가와 싱어송라이터 만남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내달 4일까지
'기성세대와 청년', '시각예술과 대중음악'. 서로 대비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조응하는 것도 아닌 두 키워드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1세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펼쳐낸 2인전이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두 아티스트의 협업은 과연 어떤 풍경을 관람객에게 보여줄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의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2024 아워세트: 성능경x이랑'(포스터)은 세대 차이와 장르를 떠나, 두 작가의 공통된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전시다. 언뜻 보기엔 비슷한 점이 없을 듯 보이나, 앞서 성능경과 이랑은 각각 자본과 권력·가난과 고통 등을 주요 화두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는 모두 시대의 부조리에 천착한다. 성능경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로, 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는 '비물질 예술'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고수한다. 특히 1970년대에 신문을 읽고 오리는 '신문: 1974.6.1 이후' 작업은 시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삶의 부조리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구조에 의문을 품고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음악 외에도 글, 만화, 영상, 영화 등 여러 매체를 다루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시실에서는 두 작가의 작품을 4개의 파트로 나눠 소개한다. 파트1과 파트2에서는 세대·성별·이념이 충돌하고 빈부격차가 커지는 시대의 양극화를 그리는 한편,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잇는 시도를 한다. 1970~80년대 신문-사진-행위가 연결된 성능경의 예술적 실험과 이랑의 노래 '늑대가 나타났다'를 병치한 공간이 인상적이다.
파트3과 파트4에서는 장르 사이 경계를 넘나드는 두 작가의 활동과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신과 주변을 기록한 이랑의 글과 앨범, 평범한 일상의 행동들을 예술적 행위로 승화시킨 성능경의 '그날 그날 영어', 사진 작품인 '쿠킹호일맨', '손씻기' 등이 대표적이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