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대표 '연임 도전' 선언
'과로사'로 시작 '자살률'로 끝맺어
AI·기후위기·외교 등 다양한 주제
국힘 "방탄 위한 '보위청' 만들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당 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을 '과로사'로 시작해 'OECD 1위 자살률'로 끝맺으며 "정치가 참혹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야당'인 민주당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책임정당'으로 규정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 전 대표의 시선은 이미 대선에 닿아 있다는 분석이 다수였다.
이 전 대표는 "심야배송을 하던 택배기사는 '개같이 뛰고 있어요'라는 카톡을 남기고 과로로 숨졌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이며 무엇을 위한 사회냐"며 출마의 이유로 '내일도 절망'을 꼽았다.
이 전 대표는 AI, 기후위기 등의 세계사적 변화에서 준비해야 할 미래가 아직 준비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기본소득, 에너지고속도로, 햇빛연금, 주 4일제, 한반도평화, 실리외교 등은 당 대표의 어젠다라기 보다는 대통령 후보의 정견발표에 어울릴법했다.
이 전 대표는 '야당'인 민주당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은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여당에 '의문의 1패'를 안겼다.
그나마 '당원중심 대중정당'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당대표 선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임도전 이유를 묻자, 이 전 대표는 "핵심은 지금 혼란하고 심각한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집권세력이 조금의 상식이라도 갖추고 국정운영을 하면 잠시 물러나는 게 맞으나, 이 정권 국정이 참 위태로워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에 대해 "대선이 3년뒤 차분히 치러지는 것이 아닌 국정혼란 상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평상시의 야당대표와 비상시의 야당대표는 그 의미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도 이 전 대표 출마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연임 도전을 '독재의 서막', '사법 리스크 방탄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보위청'을 만들라고 비꼬았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의 방탄을 위해 당헌·당규를 제 마음대로 고치고,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묻지마 탄핵' 카드를 남발하는 이 전 대표"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보위청'이라는 논평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등장한 이후 연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국회가 펼쳐지고 있다"며 "11개 개인 비위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당 대표 한 사람을 지키겠다고 한 나라의 사법 체계마저 송두리째 파괴시키는 민주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힐난했다.
한편 이날 오후 민주당 청년 원외 인사인 김지수(38)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도 당대표 선거 출마를 알렸다. 그는 "이재명·김두관 후보가 나왔지만, 두 분 사이에 미래 세대라는 이야기가 빠져있다"며 "미래 세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누가 대선 후보가 된들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