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천 연수경찰서 소속 이종식 주무관

입력 2024-07-14 19:33 수정 2024-07-14 19:3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7-15 17면

인생 황혼기 식지 않는 열정… "타인을 돕는 건 축복"


70대 후반 나이에 민원실에서 근무
성실 인정… 경찰청장 표창 받기도
악성민원 고충, 해결방안 마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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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식 인천 연수경찰서 주무관은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7.14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한다는 건 축복이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인천 연수경찰서 소속 이종식(78) 주무관은 민원실에서 민원인 응대와 방호 업무를 맡고 있다. 보통은 퇴직 후 한가로운 여생을 보내는 70대 후반 나이에 이 주무관은 연수서 민원실에서 2022년부터 근무 중이다.



이 주무관은 별일이 없는 한 오전 6시에 출근해 청소 등을 하고 일찌감치 업무 준비를 한다. 그의 성실함은 이미 조직 내에서도 정평이 났다. 이 주무관은 이런 노고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경찰의 날에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이 주무관이 인생의 황혼기에 경찰서에 몸담게 된 것은 부친의 영향이다. 그는 "어렸을 적 경찰이었던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레 경찰을 꿈꿨다"며 "살다 보니 경찰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이라도 경찰 조직에서 근무할 수 있어 영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지난달 12일 민원실을 방문했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40대 외국인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6월14일자 8면 보도)

지난해 3월에는 관광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일본 국적의 여성이 모바일 택시 예약에 어려움을 겪어 경찰서를 방문했는데, 이 주무관은 과거 배웠던 일본어로 무사히 여성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보내준 바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이 거주하는 일본 가고시마현의 지역신문에 자신이 받은 도움을 제보했으며, 이 주무관의 선행은 신문 지면에도 소개됐다.

이 주무관은 "경찰서를 방문한 민원인들에게 도움이 될 때 엄청난 성취감과 행복을 느낀다"며 "민원인이 처한 어려움을 생각하면 더 친절하게 대하고,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고 말했다.

매일 경찰서로 출근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는 이 주무관이지만 업무 중 고충이 없던 것은 아니다. 악성 민원인이 경찰서에 방문해 부당한 요구를 할 때 이 주무관도 지치고 때론 화가 난다고 했다.

이 주무관은 "인천지역 경찰서를 돌아가면서 방문하는 악성 민원인들이 몇 명 있다"며 "최근 공직사회에서 악성 민원으로 인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의 신조 중 하나는 '떠날 때 좋게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훗날 연수서를 떠나게 됐을 때 직원들이 '이종식'이란 사람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끝까지 잘해내 웃으면서 퇴직하고 싶다"고 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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