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위해 학교별 '대응팀' 운영
"접수창구 많아… 노출 불가피"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장 책임 아래 학교별로 민원대응팀을 구성해 학교 민원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은 민원창구를 일원화해야 민원대응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도교육청은 학교 민원에 대한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별로 민원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민원대응팀은 교장·교감·행정실장 등으로 구성, 교사가 민원인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아 교육활동 침해로 판단될 경우 교장이 민원을 처리하도록 했다. 여기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은 지역교육지원청 통합민원팀으로 이관된다.
그러나 교사들은 민원대응팀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선 민원창구의 일원화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는 창구가 다양해 결국 교사가 민원인에게 직접 노출되고 여전히 민원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민원대응팀의 존재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25일부터 5월10일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도내 교사 42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알리미'와 같이 학교 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이용해 민원을 접수(6.8%)하거나 교사가 직접 민원을 접수(71.2%)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무실이나 행정실을 통해 민원을 접수(39.7%)하는 경우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민원창구 일원화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원의 한 고교 교사는 "민원 처리 과정에서 해당 교사가 직접 대응하지 않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민원창구가 다양하면 민원 해결 과정에서 교사가 제외되지 못해 교사만 상처가 남는다"고 토로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도 "교사들의 개인 휴대전화로 민원 연락이 오지 못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며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 교사들을 거치지 않고 민원대응팀의 판단에 따라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는 건 단시간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각도로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