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3년째 18세만… '보편적 사업' 외면하나

입력 2024-07-16 20:52 수정 2024-07-16 21:1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7-17 1면

인천시, 月 1만3천원 지역화폐 지급
여성 건강권 밀접… 특정연령 한정
인근 경기도 11~18세 대상과 대비
연령 확대·전달방식 개선 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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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청소년 복지 사업으로 시작된 인천시의 생리용품 지원 사업이 시행 3년째 18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쪽짜리 지원사업에 머물러있다. 지원 대상 연령을 확대하고 전달 방식도 개선하는 등의 적극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부터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지역 모든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소득과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청소년에게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사업명에 '보편'이라는 단어도 추가됐다. 현재 매달 1만3천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하고 있다.

애초 인천시는 첫해 18세 대상 사업으로 출발하지만 점차 지원 범위를 넓혀 2025년까지 모든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용품 구입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지원 대상은 여전히 18세에서 머물러 있어 '보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이은경 인천여성민우회 대표는 "생리용품은 기호품이 아닌 모든 여성이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생필품"이라며 "3년째 18세만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형태의 지원을 과연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책 대상 연령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청소년 대상 생리용품 보편 지원 사업의 필요성은 여성 청소년의 인권, 건강한 성장에 꼭 필요한 정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국내 생리대 가격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여성환경연대가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는 응답이 80.6%였다. 매달 사용해야 하는 여성 청소년 입장에서 비싼 생리대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

인천시는 생리용품 보편 지원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를 '부족한 예산', 지원금을 신청해놓고 실제 사용하는 비율이 낮은 '저조한 집행률' 등으로 꼽는다. 예산 집행률은 2022년 29.4%, 2023년 54.5% 등으로 집계됐다. 지원금은 첫해 지역화폐로 지급돼 오프라인 편의점에서만 사용가능했다.

집행률이 낮자 시는 온라인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하는 등으로 개선해 집행률을 50%대로 높였다고 한다. 시는 현재처럼 집행률이 낮은 상황에서 정책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 전달 체계나 홍보 등을 보완하며 해결할 일이지 정책 확대를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가 정책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인접 경기도와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생리용품 보편대상 지원 연령을 11~18세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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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분 인천시의회 의원은 "생리용품은 여성 건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미래세대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적극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대상 연령을 확대하고 이후 정책 전달과정을 모니터링하며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정책을 추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행 3년 차를 맞은 만큼 하반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더 꼼꼼히 의견을 듣겠다. 의견을 수렴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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