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범 총알도 피한 행운의 사나이
권좌에 오를 가능성 높아지는 상황
우리에겐 스트레스풀 정치인 '악명'
금수저에 인성 거칠고 오만한 인물
위기를 기회로 반전할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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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광 콘테스타경영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살다 보면 주변에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중 한 사람이다. 며칠 전 저격범이 쏜 총알도 피한 대단한 행운의 사나이이다. 대선 판도까지 출렁이는 사건으로 그에게 유리한 일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추세상 그가 다시 권좌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는 부동산 재벌의 금수저로 태어나 대통령이 되기 전 부동산 사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TV쇼 진행자, 영화출연 등 인기 있는 유명인이며 미국의 상류층 여피족의 전형이었다. 미국 역대 두번째 최고령 대통령이며 보유재산이 가장 많고, 레이건에 이은 두번째 셀러브리티 출신 대통령이었다.

국익 우선주의를 앞세워 좌충우돌 거침없는 행보에 세계가 놀라고 특히 우리에게는 스트레스풀한 정치인으로 악명 높았다. 사람에게는 그 사람 됨됨이에 대한 예측 가능한 인성이 있는데 트럼프는 스스로의 평가처럼 '예측 불가능'한 성향의 사람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세상의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이고 재주와 노력이 3할이라는 얘기이다. 흔히 고스톱판에서 많이 쓰지만, 어원을 살펴보면 중국 청나라 시대에 포송령이 쓴 기담 모음집 요재지이(聊齋志異)라는 책에 등장하는 기담이다. 옛날 과거시험에 늘 낙방만 하니 아내마저 도망가버린 어느 억울한 선비가 목숨을 끊으려다 원통해서 옥황상제에게 따졌다. 어찌하여 나보다 못한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고 왜 나만 매번 낙방하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옥황상제가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러 술 대작을 시키며 말하기를 "만일 정의의 신이 이기면 네가 억울해하는 말이 옳지만, 운명의 신이 이기면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것이려니 하고 단념하도록 하여라"라고 했다. 술 내기 결과는 운명의 신이 술 일곱 잔을 마셔 승리하고 술 석 잔을 마신 정의의 신이 패하고 말았다. 이에 옥황상제가 선비에게 이르길 "세상의 일은 정의 대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이 꼭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3할의 이치도 있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타일렀다는 이야기다. 승마나 경마에서 쓰는 마칠기삼(馬七騎三)은 말의 본래 능력 7할, 기수의 능력 3할이라는 표현으로 쓰기도 한다. 모든 일의 성패는 노력보다는 운에 달려있다는 뜻일 텐데,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살다 보면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아도 하는 일마다 잘되는 경우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운명에 대한 어느 경제학자의 이론이 우리를 또 슬프게 한다. 의사이자 경제학자인 김현철 교수는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개인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가지 요인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개인의 성취 대부분이 태어난 국가와 타고난 유전자환경, 양육(성장)환경 같은 운에 달려있다는 연구결과를 이야기한다. 개인 인생의 성취는 우연히 흩뿌려진 것에 의해 운명적으로 성장하며, 국가와 부모에 의해 결정되어 진다는 이론이다. 결국, '풍요로운 잘사는 국가'는 국민 개개인의 성취 절반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제임스 해크먼 교수는 0~5세 영유아에게 제대로 된 어머니 품과 인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IQ나 유전적 영향보다 끈기, 인내, 자기조절, 사회소통 능력이 성과를 내거나 행복하게 사는데 훨씬 중요함을 과학적 통계로 입증해 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인성은 태어나면서부터 6세까지 기초적인 형성이 완료되며, 그 이후부터는 유년기 시절 잘못 형성된 인성을 바로 잡아가는 기간이라고 한다. 금수저에 운까지 좋은 똘끼 충만한 행운아 그러나 유년시절 매우 반항적이며 여러 악동적 행보로 어린 시절부터 인성이 거칠었고, 성장하며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강한 오만과 독선적 인물의 전형이 된 독불장군 트럼프가 다시 돌아오려나 보다. 우리로서는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슬기와 지혜를 모아 잘 준비된 국익 우선의 위기관리 국가전략으로 좀 더 자주적이며 강한 면모로 흔들림 없이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세광 콘테스타경영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