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평택 세교지하차도 통제… 교통혼잡 민원 폭주에서 칭찬으로

입력 2024-07-21 20:26 수정 2024-07-21 20:3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7-22 7면

제2의 오송참사, 바뀐 매뉴얼이 막았다


평택시 '선조치 후보고' 현장 대처
세교지하차도 빠른 우회유도 결정
순식간에 물 잠겨… 인명피해 막아

세교지하차도
지난 18일 오전 평택 세교지하차도 인근 하천에서 범람한 물이 순식간에 유입돼 지하차도 전체가 물에 잠겼다. 2024.7.18 /평택시 제공

평택시 일원에 시간당 최대 88.5㎜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 18일 오전.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데 이어 아침이 밝은 뒤에도 빗줄기는 더 굵어졌다. 새벽 2시30분께 호우주의보 발령 시점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한 평택시 도로관리과 직원들은 4시간 뒤 호우경보로 격상되자 직원 4명을 현장에 내보낸 데 이어 오전 8시께 도로 유지보수업체 인력과 장비까지 배치,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비는 점점 거세졌고 오전 9시30분께 지하차도는 전면 통제됐다. 지난해 오송참사 이후 훈련을 통해 현장에서 먼저 판단을 내리는 '선조치 후보고'를 매뉴얼로 확정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지하차도 양방향 40여대의 차량들이 있었지만, 평택시는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현장에서 즉각 차량 진입을 막고 우회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곳 일대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민원이 폭주했다. 섣부른 조치 아니냐는 비난도 이어졌다.



하지만 인근 하천인 도일천에서 범람한 물이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유입되기 시작했고 차량 통제 이후 불과 20분도 지나지 않아 왕복 4차로, 길이 760m에 달하는 세교지하차도 전체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다행히 빗물이 급속도로 유입된 시점엔 지하차도 내부에 차량이 한 대도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밀려든 물은 6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통제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제2의 오송 참사'가 벌어졌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교통정체를 이유로 빗발치던 민원은 이내 칭찬으로 뒤바뀌었다. 발빠른 판단뿐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을 다시금 심어줬다는 측면에서도 시민들은 평택시 공직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교지하차도는 배수작업을 마치고 지난 20일 낮 12시30분께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해 오송참사 이후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될 때마다 지하차도 진입 차단 훈련을 10차례 넘게 해 왔는데, 덕분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종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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