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자료 5쪽 불과 부실 비판
도와 갈등 본격화 '직접 분출' 분석
道 "실질적 준비 시간 부족"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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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도지사 비서실이 경기도의회 업무보고를 거부하면서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에 차질을 빚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텅 빈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실 모습. 2024.7.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의회 여야 합의로 진행되는 경기도지사 비서실·보좌기관 행감 계획을 첫 논의하는 자리가 파행을 빚었다. 운영위 업무보고 자리에 비서실·보좌기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으면서 정회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기도 비서실의 업무보고 자료 역시 5쪽 짜리로 제작돼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도와 도의회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25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업무보고를 위한 의회운영위원회 개회에 도지사 비서실과 도지사 및 경제부지사 보좌기관 관계자 모두 불참했다.

운영위원장과 양당 대표 등은 경제부지사와 비서실장, 도의 정무라인 등을 통해 참석을 지속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도교육감 비서실장과 비서실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에 자리했다. 결국 운영위 위원들은 도의 참석을 요구하며 오후 7시까지 정회를 선포하기도 했다.

앞서 도의회 양당은 비서실과 보좌기관에 대한 행감 취지는 공감하는 반면 대상의 범위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정책수석·대외협력보좌관·정무수석·행정특보·기회경기수석 등 보좌기관에 대해 민주당은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원칙대로 모두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도의회와의 갈등이 운영위 회의에서 직접적으로 분출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통과된 조례를 보면 비서실·보좌기관이 운영위 소관 부서가 되면서 행감뿐 아니라 업무보고와 예산 심의 등 전반적 안건 심의에 참여해야 한다.

업무보고에 앞서 도가 제출한 자료 역시 논란이 됐다. 도지사 비서실이 이날 운영위에 제출한 하반기 주요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5쪽짜리 분량의 업무 현황을 명시했다. 통상 실국별 업무보고 자료가 30페이지 이상 작성되는 것과 대비된다. 작성된 내용도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추진', '차질 없는 경기RE100 추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360도 돌봄' 4가지가 작성됐는데, 비서실의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내용들이 나열됐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조례가 18일 공포되고, 실질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비서실은 사업이나 예산 등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제출할 자료의 양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