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미술관, 글로컬한 미래형 미술관 지향해야”

입력 2024-07-27 19:57 수정 2024-08-03 18:37

인천시, 시립미술관 1차 전문가 세미나 개최

주요 공립박물관장들 경험 바탕 ‘방향성’ 조언

지역성, 국제 확장성, 공공성, 개방성 등 강조

26일 오후 인천 서구 코스모40에서 전국 주요 공립미술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시가 주최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개관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 현장 모습. 2024.7.2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6일 오후 인천 서구 코스모40에서 전국 주요 공립미술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시가 주최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개관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 현장 모습. 2024.7.2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시가 건립을 추진 중인 인천시립미술관은 지역성을 확보하면서도 이를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고 전국의 공립미술관장들이 제언했다. ‘모두의 미술관’으로서 공공성과 개방성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인천시는 26일 오후 서구 코스모40에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개관 관련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전국 주요 공립미술관장들이 참석했다. 공립미술관장들은 미술관 운영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인천시립미술관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대만, 중국 청두, 홍콩,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지에서 최근 개관한 현대미술관들의 사례를 설명하며 “이들 미술관의 공통점은 세계적으로 움직이며 지역의 작은 쪼그라든 미술관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국내 3대 도시’만으로 얘기하기엔 굉장히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으므로 세계적 수준의 도시 미술관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며 “(인천시립미술관을) 급하게 지으려 하지 말고, 예산과 타협해 소극적으로 짓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도 과거의 미술관 개념과는 다른 시대적 의제와 흐름을 반영한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한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서진석 관장은 “20세기 말부터 전 세계 미술관이 기존 미술관 시스템을 대체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 21세기 들어와 미술관이 가진 전문성이란 권력과 권위가 대중에게 이관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인천시립미술관 같은 후발주자에게 오히려 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이어 “인천시립미술관이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면 운영의 순발성, 조직의 유기성과 유동성, 기획의 선도성, 장르의 확장성을 기본 전제로 가져야 한다”고 했다.

지역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지역 미술 아카이브를 잘 구축해 시민 누구나 지역 미술을 알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 원로 작가 전시를 개최하고 있고, 신진·청년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직거래 장터를 여는 등 지역 미술을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처럼 지역의 정체성과 예술이 만날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도 기획해야 한다”고 했다.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은 “조례, 예산, 조직과 직제 등 기능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미술관이 존재하는 목적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공공미술관의 핵심 목표는 민간 영역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주는 것이며 계층, 연령, 다양한 취향 등 모든 것을 고려한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전승보 관장은 “인천시립미술관 공간 구성은 개방의 공간으로 가변성을 갖도록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 초대 관장이기도 한 이지호 관장은 실무적 조언을 했다. 이지호 관장은 2020년 4월 전남도립미술관추진단장을 맡으며 미술관 개관 작업을 총괄했다. 이지호 관장은 “전남도립미술관은 준공이 늦어지면서 시설이 가진 약점 등을 확인하고자 개관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미술관 개관을 알리는 데 핵심인 ‘개관 전시’ 기획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지역성을 가지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세계적 확장성을 지닌 개관전 기획하려면 상당히 앞선 시기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8월27일 지역 예술가와 전시공간 운영자들이 참여하는 2차 연구 세미나, 9월10일 문화 정책 전문가와 미술비평가들이 참여하는 3차 연구세미나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 포럼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연구 세미나와 공개 포럼에서 나온 내용들은 인천시 홈페이지와 시립미술관 사전 홍보를 위한 웹페이지(www.incm-projec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문가 연구 세미나는 인천시립미술관의 성공적 개관과 운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국내외 미술계의 저명한 전문가들과 함께 시립미술관 개관이 지역 미술 발전과 시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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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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