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파리 영웅 인터뷰] '첫 금 영광' 펜싱 사브르 오상욱
8강 상대 분석 제대로 못해 '큰 복병'
도쿄 단체전 멤버와 추억 "형들 덕분"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대전시청). 2024.7.27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이라는 이야기를 경기가 끝나고 알았어요. 그만큼 의미도 있고, 이번 메달이 저한테 큰 영광을 준 거 같습니다."
28일(한국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 오상욱(대전시청)은 시상식 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번 메달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금메달 결정전에서 오상욱은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지만 막판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의 맹추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그는 "진짜 온몸에 땀이 엄청났다. 긴장도 되면서 '설마 여기서 잡히겠어'라는 안 좋은 생각도 났다"며 "그래도 코치 선생님이 뒤에서 '넌 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해줬던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볼라드 아피티(프랑스)를 누르고 8강에 진출한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는 오상욱이 마주한 가장 큰 변수였다.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복병이어서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였다. 오상욱은 "그 선수의 데이터가 하나도 없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지난 3년을 떠올리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도쿄올림픽 때 단체전 멤버들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는 "김준호와 김정환이 은퇴할 때가 가장 생각난다. 같이 한솥밥 먹으면서 제가 이렇게 클 수 있었는데, 형들이 나가고 나니 엄청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올림픽 메달을 딴 건) 형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32강에서 탈락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해 "본길이 형은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분위기가 다운되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체전은 뭔가 같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서로 도와주면서 승리하는 맛이 있다. 단체전 우승을 일군 뒤 푹 쉬고 싶다"고 전했다.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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