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반도체 가공 장비의 부품을 만드는 업체 모습. /경인일보DB |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이 두 달 연속 나빠지고 있다. 3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8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는 지난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중소기업 3천6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8월의 업황 경기전망지수(SBHI)는 76.6으로 전달보다 1.4p 하락했다. 6월 지수가 소폭 상승(0.2p)한 후 2개월 연속 하락세이다. 작년 같은 기간(79.7)에 비해서도 3.1p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0.4로 지난달보다 2.9p, 비제조업은 75.0으로 0.7p 하락했다. SBHI가 100 미만이면 향후의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들이 더 많다는 의미이다. 경영 애로 요인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6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건비 상승(44.3%)과 업체 간 과당경쟁(34.6%), 원자재 가격 상승(31.2%) 순이다.
반면에 8월의 수출 전망은 7월의 77.8보다 7.2p 더 높다. 2·4분기의 중소기업 수출은 1·4분기 277억6천만달러보다 늘어난 293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K뷰티와 미국시장 호조에 힘입은 화장품(+31.4%)과 반도체 제조장비(+26.8%), 기타기계류(+13.2%), 패션잡화(+157.8%) 등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수출 중소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이른바 '3고'→실질구매력 약화→내수 부진의 악순환이 화근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민간 소비는 역성장(-0.2%)했다. 수출시장은 뜨겁지만 서민들의 지갑 두께는 점차 얇아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출이 증가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가 늘어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상품 수출이 1% 증가할 경우 민간소비는 1분기 후에 최대 0.07% 상승한 뒤 대략 3분기 후까지 그 영향이 파급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살아나는 것을 감안하면 내수가 살아나야 할 시기가 벌써 지났지만 밑바닥 경기는 냉랭하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278억달러 증가했으나 이중 반도체 비중이 80%다. 자본집약적인 반도체 제조업은 고용유발 내지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효과도 크지 않다.
중소기업 활성화 없는 내수 진작은 공염불이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정책 드라이브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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