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영환 경기도립정신병원장

입력 2024-08-01 20:39 수정 2024-08-01 20:4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02 3면

"미국처럼 재활-치료 유기적 연계… 사명감에도 마약중독 현장은 위태"


수차례 공고에도 2년째 전문의 공석
환자 접근성 강화에 도심 위치 필요
'기준' 만들어가는 공공 역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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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윤영환 경기도립정신병원 병원장이 사무실에서 경인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8.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윤영환 경기도립정신병원장은 20여년간 '중독'분야에서 일해온 전문의다.

그는 16년 동안 민간병원에서 일하다가 지난 2022년 7월 도립정신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병원장은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해 공공 차원의 마약중독 치료에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마약중독재활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분야지만, 마약중독 치료 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마약중독자를 치료한다고 하니까, 의사와 직원 뽑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전문의는 공고를 여러 번 냈는데도 2년째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행히 지금은 간호사, 간호보조, 정신건강사회복지사 등 직원이 구해져서 14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월급을 기존 대비 1.5배 올린 뒤에야 구할 수 있었지요."

윤 병원장은 한국의 마약치료 시스템이 다양한 치료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미국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도 치료와 재활을 연계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센터 의료진들과 선진 사례 연구를 위해 미국을 다녀왔거든요. 미국은 회복자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인 필라델피아 단결회복공동체센터, 공립 중독치료재활센터인 메릴랜드중독회복센터, 마약중독자 치료를 위해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생활하는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 등이 있어요. 이 세가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마약중독자 재활치료가 지속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반면 한국에서는 '마약'에 대한 편견 탓에 마약중독치료시설이 들어서는 것부터 쉽지 않다. 실제로 마약중독 재활치료 시설이 마련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셌다.

윤 병원장은 마약중독치료센터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정신병원은 대개 번화가를 벗어난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센터 역시 도심과는 거리가 먼, 용인 외곽에 자리하고 있다.

"외래환자들은 보통 1주일에 한번 오는데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어려움을 겪거든요. 저희 병원만 해도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죠. 마음을 먹어야지 올 수 있어요. 재활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의료진 부족·님비 현상 등 여러 어려움에도 '공공'에서 마약중독치료시설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고 윤 병원장은 강조했다.

"공공이 살아야 마약 치료가 살고, 그래야 민간이 삽니다. 우리(공공)는 마약중독 치료의 길을 잘 터주는 역할과 함께, 스탠더드(기준)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성 입원 치료 병상도 마련하고 마약중독 사례자들의 치료 경과를 기록으로 남겨 일종의 지침서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시은·이영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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