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홍보만 있고 '깃대종 보호' 계획은 없다

입력 2024-08-01 21:00 수정 2024-08-02 11:1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02 1면

인천시 용역 마친지 1년 넘도록
기본 보전 대책 수립은 '제자리'

동막역에 부스·교육 프로 운영 뿐
모니터링·서식 위협요소 제거 시급

"시행 가능 과제 추리려 늦어" 해명



인천에 주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깃대종'(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종)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인천시가 정작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깃대종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는 2021년 깃대종(점박이물범·저어새·금개구리·흰발농게·대청부채)을 지정하고, 이듬해 깃대종 서식지 조사 및 보전대책 수립 용역에 나섰다. 당시 인천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깃대종 보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각종 보호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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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3월 해당 용역이 완료된 지 1년이 지나도록 인천시는 보전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올해 인천시가 추진하는 깃대종 관련 사업은 인천도시철도 1호선 동막역 깃대종 홍보부스 운영, 깃대종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 개발·운영뿐이다.

인천시 용역 결과 모든 깃대종은 서식지 파괴, 포획 등의 위협을 받고 있어 중장기적 보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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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 물범. /경인일보DB

옹진군 백령도 일대에서 주로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백령도 두무진항으로 향하는 유람선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에 혼획돼 죽는 사례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용역 보고서에서 제시된 '유람선 항로 변경' 등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깃대종 사업은 인천시 환경안전과가 담당하지만 점박이물범 보호·인식증진 사업은 해양환경과에서 맡고 있다. 인천시 해양환경과 관계자는 "깃대종 보전 계획이 없다 보니 점박이물범도 다른 해양보호동물처럼 개체 수 모니터링과 인식 개선사업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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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경인일보DB

용역 보고서는 영종2지구에서 한상드림아일랜드, 영종해안순환도로 건설, 제2준설토 투기장 조성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돼 흰발농게 서식지가 파괴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또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서구 연희공원 일대에 대한 보호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희공원 인근 논습지가 향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될 것에 대비해 논습지 소유자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자체가 깃대종을 지정하는 이유는 서식지를 보호하고 여기에 사는 많은 생물종을 함께 보전하기 위함인데, 인천시는 깃대종 홍보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보전 계획으로 깃대종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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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발농게. /경인일보DB

이에 대해 인천시는 시행 가능한 추진 과제를 추려내는 과정에서 보전 기본계획 수립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환경안전과 관계자는 "당장 추진할 수 있는 남동유수지 너구리 퇴치 시스템, 깃대종 홍보 안내판 설치는 지난해 완료했다"면서 "깃대종을 체계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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