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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기] 복지사각 안녕… '광명 온(ON) 동네 복지관'

입력 2024-08-04 20:14 수정 2024-08-04 20:1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05 5면

종합복지관 동(洞) 중심 세세히

차별·소외없이 주민 챙긴다


광명·철산·하안종합복지관 18개洞 개편
수요자 중심·지역사회 현장형 돌봄 활동
6월말까지 2839건 발굴… 작년比 11배↑
市-민간 복지단체간 활용 장벽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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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차별없이, 소외없이, 누구나 평등한 복지광명'을 추구하고 있는 광명시는 새로운 복지 정책 아이디어를 꾸준히 발굴하며 슬로건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범시민 지역 복지 나눔 운동인 '광명희망나기 운동본부'를 설치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기업, 개인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연결하고 있다.



또 2013년 동장과 간호사, 동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을 3인 1조로 해서 가정방문상담 사업을 진행하는 복지동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면서 지금의 '행정복지센터'의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밖에 경기도 최초로 시 1인가구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저장장애 의심가구를 지원하는 등 앞선 복지정책으로 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포커스를 맞춘 '광명 온(ON) 동네 복지관'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시의 다양한 자원이 어려움에 빠진 주민들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다.

하안복지관 주민들과 간담회
광명 하안종합복지관과 주민들이 간담회를 갖고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하안종합복지관 제공

■ 줄어들지 않는 복지사각지대, 어떻게 할까


복지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재정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왜 사각지대는 줄어들지 않을까.

서울 송파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빈곤에 내몰려 생을 마감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2022년 8월 수원, 같은해 11월 서울 신촌, 지난 5월 서울 송파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웃들이 제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우리 사회를 등졌다.

하안복지관 찾아가는 파라솔 상담소3
광명 하안종합복지관 직원들이 현장 상담 '찾아가는 파라솔 상담소'를 진행하고 있다. /하안종합복지관 제공

시는 여전히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남은 이들을 발굴하기 위해 도 최초로 종합복지관을 동(洞)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는 '온(ON) 동네 복지관 사업'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광명·철산·하안종합사회복지관을 시 18개 동 행정복지센터로 나눴다. 그간 공급자 중심, 행정사무형, 기능중심의 복지관을 수요자 중심, 지역사회 현장형, 동중심 통합돌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복지관은 보통 관장과 부장, 그 아래 총무팀, 사례관리팀, 서비스제공팀, 지역조직화팀으로 구성되는 데, 부장 책임아래 총무팀·동팀으로 나눠 지역별로 발굴에서 지원까지 진행되도록 했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수요에 따라 철산2동팀, 철산3동팀, 철산1·4동팀, 무한돌봄팀으로 나눠 주민들을 찾아가고 있으며, 영구임대아파트 등으로 복지수요가 많은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은 하안동팀 2개와 소하동팀이 활동하고 있다.

최경순 시 나눔복지팀장은 "종합사회복지관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비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행정구역으로 조직을 세분화하면 보다 많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 복지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이라는 발상으로 온동네복지관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명시 온동네복지관 사업 발대
지난 3월 열린 광명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온(ON) 동네 복지관' 발대식에서 박승원 광명시장과 복지관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명시 제공

■ 조직 개편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사례 1-은둔형 외톨이


소하동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고교시절 당한 폭력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으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다. 점심 때쯤이면 아침 식사를 했는지조차 잊는 그가 지금까지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돌봄 덕분. 그러나 어머니가 건강악화로 요양원에 들어가자 A씨는 간단한 식사도 해결할 수 없었다.

이때 A씨를 찾아온 건 소하1동 최미진 주무관.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알려준 데로 찾아가 A씨가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고 하안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해 기부자를 찾아 도시락을 받을 수 있게 연결했다. 또 정신장애 등록 등 복지정책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절차를 돕고 있다.

#사례 2-거주 불안


하안동에 거주하는 50대 B씨는 폭염이 기승인 최근까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개에 물려 손을 크게 다쳤는데도 병원비가 없다는 그를 발굴해낸 건 하안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이었다.

B씨를 돕다가 알게 된 사실은 병원비뿐 아니라 마땅히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선풍기 하나만을 두고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 복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거안정지원과 생활용품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종합복지관 조직개편을 핵심으로 한 '온동네 복지관' 사업 시행 이후 3개월여가 지난 현재 복지대상자 발굴과 시설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복지대상자 발굴 건수는 2천839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7건에 비하면 11배나 많은 숫자다.

그간 시의 시설은 시에서만, 복지관 시설은 민간 복지단체만 활용했던 장벽마저 사라져 같은 기간 시설공유도 230건에서 395건으로 늘었고, 거점 공간 활용은 지난해 단 한 것도 없었던 것을 올해 상반기에만 20건으로 늘어 시의 한정된 자원을 보다 가치있게 사용하고 있다.

하안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온동네복지관 사업 이후 민간과 공공기관의 협력이 보다 강화됐다"며 "지역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복지에 투입할 수 있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 [인터뷰] 유태형 하안종합복지관 팀장 "직원들 다양한 소통하며 스스로 역량 키워"


하안종합복지관 유태형 팀장.
"일이 많아지긴 했지만, 할 수 있는 역량이 늘었다는 점에서 힘이 납니다."

하안종합복지관 유태형(사진) 팀장은 온동네복지관 사업 이후 업무량에 대해 물어보자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조직개편 이전에도 사례관리팀장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던 그가 현장에서 딱한 사정에 처한 사람들을 찾는 업무까지 더 끌어안게 됐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머물던 이들을 발굴하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보람에 찬 표정이었다.

유 팀장은 "이전엔 복지관을 찾아오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방식이었다면, 직원들이 맡은 행정구역이 있으니 파라솔을 설치해 주민분들에게 저희가 하는 일을 설명하기도 하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 소개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적으로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해 도움을 못받는 분들도 있고,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진 분들도 있지만,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거나,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인 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도입된 온동네복지관 사업이 일찍 자리를 잡은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와도 자주 회의를 하면서 협력을 이어왔지만, 더욱 긴밀해졌다"며 "직원들도 각자 고정된 역할이 있었던 것에 비해 다양한 일을 해야 하다 보니 더욱 소통하면서 스스로 역량을 키운다는 느낌에 만족감이 높았다"고 했다.

유 팀장은 "복지관이 주민들에게 다가가자, 주민들도 많이 호응해주고 계셔서 힘이 된다"며 "시의 지원도 늘어나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명/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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