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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청라 아파트, 아직 불길 속에 갇힌 일상

입력 2024-08-05 20:14 수정 2024-08-12 13:4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06 8면
421명 임시거주시설 머무르는중
유해성분 완전 제거 여부 우려도
수도·전력 6·7일에야 재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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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거주시설. 2024.8.5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주차난은 어떡하죠." "집에서 유해물질이 완전히 빠지지 않을 수 있어 걱정입니다." "또 화재가 날까 불안합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임시 거주시설에서 더위를 견디며 겨우 버티고 있는 주민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당장 집 안이나 복도 등에 유독가스가 가득 차며 생긴 그을음 등을 청소하는 게 골칫거리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40대 주민 조모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선정한 청소업체가 오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청소를 진행한다고 들었다"며 "하루에 최대 1~2개 층만 청소한다고 하는데,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청소를 하더라도 유해성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어린 자녀들에게 안 좋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화재 피해로 폐쇄된 주차장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주차난'도 우려했다. 불이 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차량 2천3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다. 거센 불길에 휩싸여 천장 구조물이 휘는 등 피해가 큰 지하 2층은 전면 통제됐고, 지하 1층은 일부 구간만 사용 가능하다.

서구청은 인근 학교 운동장 3곳을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하지만 학교 주차장은 이달 말 개학 후 사용이 불투명하다. 주민 조모(30)씨는 "근처 학교와 행정복지센터 등 관공서 주차장을 쓸 수 있다고 들었는데, 수백대가 넘는 차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특히 이번 화재의 원인이 된 전기차 등에 대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 김모(42)씨는 "불과 몇 달 전에 지자체 지원을 받아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추가로 설치됐다"며 "지자체나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만 신경을 쓰고 안전 관리 측면에선 무관심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일 오전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로 330동 5·6라인, 332~334동 전체 가구 등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다수 가구에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5일 기준 피해 주민 421명(138가구)이 임시 거주시설 7곳에 머무르고 있으며, 서구청은 생필품·식사·의료용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경찰은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애초 오는 8일로 계획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합동감식 일정을 사흘 앞당겨 이날(5일) 오전 진행했다. 수도는 이르면 6일, 전력은 7일부터 일부 가구에 공급될 전망이다.

/변민철·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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