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 재정비 행정 수요 많아져
민원 대응 '시민 심부름꾼' 될것
후반기에는 상임위 역할 더 확대
의장단-상임위원장간 자주 미팅
여소야대속 발목 아닌 견제·감시
고유 역할 서로 이해도 향상 필요
김귀근 군포시의회 의장은 "타성에 젖지 않고 더욱 겸손하게 시의원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포시의회 제공 |
군포시 수리동 가야주공아파트엔 돌계단이 있었다. 계단이 울퉁불퉁해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장애인들 중엔 낙상 사고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정비 역시 쉽지 않았다. 해당 계단이 시유지와 아파트 보유 부지의 경계에 놓여있어서였다.
시와 아파트, 어느 쪽도 나서기가 애매한 곳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둘 순 없었다. 그래서 돌계단 앞에 테이블을 펼쳐 정비를 촉진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부를 들고 시청으로 향했다. 주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귀근 군포시의회 의장은 "그 이후로 계단 정비가 잘 됐다. 지금도 다녀보면 뿌듯하다"며 "모두가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던 것을 풀어냈던 일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렇게 지역에서 붙은 별명이 '민원 대장'. 모두가 고개를 내저은 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뚝딱 해결해내고 작은 불편함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의원의 일이란 결국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듣고 풀어가는 것이다. 시청이든, 다른 어떤 기관이든 '안 된다'고 했을 때 '그런가 보다'하고 말면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는 게 시의원의 일"이라는 김 의장은 임기 반환점을 돈 9대 시의회도 이 같은 기조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시 곳곳에 현안이 많다. 예를 들면 산본 재정비 문제만 해도 향후 관련 행정 수요가 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다. 대응이 늦어지거나 놓치는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시의원들이 지역구 곳곳에 더 깊이 스며들어서 의정활동에 반영하게끔 만들려고 한다"며 "그러려면 시의회도 보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전반기에 우리 시의회에 상임위원회를 설치했는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 후반기는 이런 상임위 역할을 더 확대하려고 한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간 미팅도 자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구조 속 시 집행부와 시의회 간 마찰에 대해 김 의장은 "시 집행부 입장에선 시의회 다수당이 야당이어서 발목을 잡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시의회의 가장 중요한 일은 행정이 적법하게 이뤄지도록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시의회가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데, 그런 고유의 역할에 대해 서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시의원들도 법제처에서 스스로 교육을 받는 등 노력을 많이 한다. 제 역할도 막중하다고 느낀다. 혼자서 안 되는 일들도 많을 텐데 동료 의원들, 의회사무과와도 협력해 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군포시 수리동 가야주공아파트 돌계단 정비를 위해 서명 운동을 벌였던 김귀근 군포시의회 의장. /김귀근 의장 SNS 캡처 |
'민원 대장, 그전엔 계속 동네에 매일 오더니 의장 됐다고 안 오네'란 말이 그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고 했다.
김 의장은 "타성에 젖지 않으려고 한다. 시민들의 심부름꾼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공복'의 의미를 되새기려고 한다"며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더 겸손하게 의장으로서도, 동네 일꾼으로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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