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외유성 해외출장?'… 인천시의원, 예산 소진 목적 '시끌'

입력 2024-08-08 20:44 수정 2024-08-08 20:47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09 3면

10월24~31일… 7명 미국 방문 계획

주요 내방기관 '필라델피아 소방서
뉴욕시의회·메릴랜드 항만청' 3곳뿐
나머지 일정은 '관광'으로 채워져
상임위도 다르고 공통주제도 없어
1인당 출장비 항공료 포함 640만원
'엄격한 심사·사후 검증 강화' 지적


인천광역시의회 전경. /경인일보DB
인천광역시의회 전경. /경인일보DB

올 상반기 공무국외출장(해외출장)을 가지 않았던 인천시의원들이 미국 방문을 계획하면서 예산 소진 목적의 외유성 출장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원의 외유성 출장 논란이 해마다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출장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사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김재동 행정안전위원장을 단장으로 총 7명의 시의원이 오는 10월24일부터 31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해외출장을 계획 중이다. 이들은 미국 동부지역에서 '소방·안전·보훈' '문화·관광' '도시재생' '해양항만' 분야 등의 선진 정책과 사례를 견학할 예정이다.

시의원들이 방문할 도시는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DC 등인데 주요 방문 기관은 '뉴욕시의회' '필라델피아 소방서'(또는 의용소방대·소방학교) '메릴랜드 항만청'(또는 항만 관련 기관)뿐이다. 나머지 일정은 관광에 치우쳐 있다.



첫날은 '맨해튼 랜드마크' 탐방으로 자유의여신상,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원월드트레이드센터 관광이 계획돼 있다. 둘째 날은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센트럴파크 등 맨해튼 문화 탐방이다.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 내셔널히스토리컬파크, 볼티모어 포트 맥헨리 국립역사유적지, 워싱턴DC에 있는 국회의사당 및 백악관 견학도 예정돼 있다.

시의원 1인당 출장 비용은 항공료를 포함해 약 640만원이다. 올해 시의원 1명에게 할당된 해외출장 예산은 전년(390만원)보다 110만원 오른 500만원이다. 출장비를 초과한 비용은 시의원 개인이 부담한다.

보통 시의회 해외출장은 상임위원회·특별위원회 단위로 '공통 주제'를 정해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 해외출장 계획을 보면 소속 상임위가 다르고 공통 주제도 없다. 행정안전위원회(김재동·신영희), 산업경제위원회(김유곤·이강구), 건설교통위원회(박종혁·허식), 문화복지위원회(장성숙) 등 4개 상임위에서 각 시의원들이 서로 다른 분야의 주제로 모였다.

인천시의원 40명 가운데 올해 출장을 가지 못한 9명 중 7명이 이번 미국 해외출장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제298회 임시회가 끝나는 10월24일 출국해 제299회 정례회가 열리기 전인 31일 입국할 예정이다.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도 "남은 회기 중 여유 기간을 선택해 예산 500만원을 쓰려고 가는 여행"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은 과거부터 지속됐다. 올 상반기에는 시의회의 해외출장 계획이 부실(4월30일자 3면 보도='총선 끝나자마자'… 인천시의원 40명중 19명 해외출장길)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군·구의회에서도 해외출장 일정에 포함된 관광지(3월25일자 10면 보도=시민 눈높이 '벗어난' 의원 국외출장… 인천 10개 군·구의회, 내달부터 잇따라 일정)가 문제가 됐다.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심의하는 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회는 해외출장 필요성과 적합성, 대상지 타당성 등을 심사하는 역할을 맡는데 지금껏 부결한 사례가 한 번도 없다.

주희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의정연구센터장은 "해외에 나가 선진 사례를 보고 배우는 출장의 목적이 실제 프로그램(일정)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검증하는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며 "시민과 언론이 지속적으로 감시·견제해 목적에 맞는 해외출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해외출장 단장을 맡은 김재동 행안위원장은 "각 시의원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선진 정책을 수집하고 현장을 답사하는 것으로, 외유성 출장은 아니다. 필요 경비도 정해진 예산 범위 내로 최대한 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해외출장 심의 강화, 출장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의장에게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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