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신용카드 출시 사전 이벤트
판촉물 지급 등 금고별 줄세우기
임직원에 과도한 구매 독려 논란
"실적 저조해 지역본부서 연락 와"
3만명 가량의 임직원을 보유한 새마을금고가 신용카드 출시 전 사전발급 기간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매를 부추겨 논란이다. 지역 금고별 실적을 줄세우고, 발급 직원 숫자가 일정 비율을 넘겨야 판촉물을 지급하는 식으로 지점 경쟁을 유도하는 등 사실상 강매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는 중앙회를 통해 중앙회(지역본부 포함)와 지역 금고 임직원 대상으로 하나카드와 제휴해 만든 신용카드 사전발급 안내를 고지했다. 발급 기간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9일까지였으며, 연회비 1만2천원인 해당 카드의 상품혜택으로는 국내외 모든 가맹점 0.5% 할인, 2~3개월 무이자 할부, 대중교통·주유 요금 5% 할인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새마을금고 임직원은 임원 포함 2만9천700여명이다.
이를 두고 일부 임직원들은 사측이 카드 구매를 지나치게 독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발급 기간 중 금고별 실적을 공개해 줄을 세우고, 지역 금고별 직원수 80% 이상 카드 발급 시 판촉물품을 지급하는 등 자율 선택을 가장한 사실상 강제 공동 구매 형식을 띠고 있어서다.
지역금고 직원 A씨는 "지점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카드 구매를 독촉하는 전화가 지역본부에서 왔다"며 "입사 후 이런 적은 처음인데 임직원 사전발급 이벤트라는 미명 아래 카드 수수료를 챙기려는 의도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혜택 ×××인데 강제 발급해야 하냐", "때가 어느 땐데 신용카드를 강매하고 있느냐"는 내용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들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번 카드 사전 발급 사업과 관련해 새마을금고 중앙회측은 직원들에게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일 뿐, 강매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회사에서 카드를 제작한 만큼, 고객들에게 선보이기에 앞서 직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기 위한 의도로 사전 발급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실적 공개 등에 대해) 지역 금고 실적 차이나 가입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아니며, 의욕적으로 열심히 사업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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