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서 한우 확진… 인근 이동중지
무더위속 관리 진땀 "엎친데 덮쳐"
9개월 만에 또… 추가 긴급접종중
"곧 명절인데… 엎친 데 덮친 거죠."
13일 안성시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키우는 홍모(50)씨는 이날 예정된 소 6마리 출하를 못하자 한숨 쉬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시내 한 농가에서 올해 첫 럼피스킨 확진 판정이 나오며 안성시를 비롯한 인접 시·군 축산시설 종사자 및 차량 등에 대한 이동중지 명령이 떨어졌다.
홍씨는 "폭염에 고생인데 감염병까지 겹쳐 걱정이 배"라며 "이번 주부터는 명절(추석)용 출하가 한참 시작될 텐데 확산세가 더 커질까 불안하다"고 했다.
안성의 한 농가에서 발생한 올해 첫 럼피스킨 사례에 인근 축산농가들이 전염병 확산에 따른 피해를 근심하고 있다. 무더위 속 명절을 앞두고 가축 관리에 진땀을 빼는데 불가항력적 불안 요인이 하나 더 겹쳤기 때문이다.
용인시에서 한우 160여 마리를 키우는 이모(62)씨는 감염병에 맞설 마땅한 조치가 당장 없다는 점에 무력감을 나타냈다. 럼피스킨이 모기나 침파리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특성을 알고 제초작업 등 농가 주변을 정리하고 있지만 역부족을 느껴서다.
이씨는 "이동이 막힌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건 모기 같은 매개충 활동을 막는 건데 이런 예방법엔 한계가 있다"면서 "사룟값 등이 올라 부담이 큰데 출하가 제대로 안 되면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전날 안성 한 농장에서의 럼피스킨 의심축 발생으로 진행된 정밀검사 결과 소 6마리가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역당국은 확진된 소를 살처분하는 한편 안성과 화성·평택·용인·이천·오산시, 충북 음성·진천군 등 인접 10개 시·군 등에 대한 럼피스킨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해당 농가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럼피스킨 발생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10월 첫 사례 보고 후 한 달여 만에 농가 107곳(6천400여마리)의 확진 사례가 나왔다. 고열, 피부 결절(혹) 등 증상이 나타나는 럼피스킨의 폐사율은 10% 이하이지만 식욕부진·우유 생산량 감소 등 농가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농가별 실시된 백신접종과 별개로 추가 긴급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동제한 농가의 경우 방역관 등이 파견 나가 임상 관찰하고 있다"며 "바이러스가 매개곤충뿐 아니라 사람이나 차량에 의해서도 전파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방역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웅기·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