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반(反)정봉주’ 기조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사석에서 ‘이재명 뒷담화’ 논란이 불거졌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명팔이(이재명 팔이)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며 당내 일부 세력에 전면전을 선포하면서다.
정 후보의 저격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강성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14일 정 후보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일부 강성 당원들은 당사 앞에서 정 후보 사퇴 촉구 집회를 열었다.
혁신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 후보가 말한 ‘명팔이’가 혁신회의가 맞는지 공개적으로 밝히라”며 “실체도 알 수 없는 ‘명팔이’ 발언으로 혁신회의는 호가호위를 한다고 지목당했고, 주체적인 선택을 했던 당원들도 보수 언론에 의해 모욕을 당했다. 당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는 강성 당원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정봉주 OUT’, ‘분탕질하는 정봉주 아웃’, ‘정봉주는 폭탄이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집회에선 “유능한 동무 이재명에게 노골적 반기를 드러내는 정봉주를 출당시키라”고 외치기도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정 후보에 날을 세웠다. 김병주 후보는 “오로지 이재명 대표 공격에만 몰두하는 자야 말로 ‘이재명 대표를 파는 자’ 아닌가”라고 했고, 한준호 후보와 강선우 후보도 “누가 이재명 팔이인가. 저는 이재명의 억강부약 대동세상, 이재명의 기본사회, 이재명의 먹사니즘을 판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며 “이들은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며 실세 놀이를 하고 있다. 이재명을 위한다면서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 후보는 현재까지 최고위원 지역 순회 경선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1일 치러진 대전·세종 경선을 포함한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18.03%) 정봉주(15.63%) 김병주(14.02%) 한준호(13.66%) 이언주(11.56%) 전현희(11.54%), 민형배(10.53%), 강선우(5.03%) 순이다. 오는 17일 서울 경선과 대의원·여론조사 투표를 거쳐 최종 결과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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