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연구자들의 현장 조사 결과물인 '2023 국립민속박물관 권역별 자유주제 민속조사 보고서' 4권(사진)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민속조사 보고서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쉽지만 일상성으로 인해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를 담고 있다. 특히 연구자들이 직접 현장에 머물며 민속문화의 본모습을 탐구하고 오늘날에 이르는 변화와 전승 과정까지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강정원, 남궁민의 '수도권 상장례의 현대화와 복식·음식 민속지'는 물질 민속문화로서 상장례의 복식과 음식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별 법령과 예서를 분석해 옛 장례 절차와 간소화된 현대의 상장례 절차를 비교했고, 가정의례준칙과 장례식장, 상조회사의 등장 이후 급격히 변화한 상장례 복식과 음식의 변화 양상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폈다.
전미영의 '고치는 사람들의 기술과 근현대 소장품의 복원'은 오래 쓸 수 있지만 망가지기 쉬운 가구와 신발, 악기를 고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기계, 전기·전자의 원리로 움직이는 사물이 고장 났을 때 이를 복원하는 사람들의 기술을 담고 있다. 또 사물의 수리와 복원이 현대적 기술과 결합해 하나의 문화가 되어 가고 있음을 조명한다.
이와 함께 최원오, 이현정의 '월출산 주변 전통 제다민속의 역사성'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 상표로 알려진 '백운옥판차'에 주목해 특징과 전승 과정을 분석했고, 황경숙의 '부산 동남해역 미역마을의 미역 채취와 민속문화'에서는 기장미역을 채취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삶과 어로문화를 밝혀본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내려받아 읽어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