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핫플레이스

[新팔도핫플레이스]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해녀 문화'

입력 2024-08-15 21:14 수정 2024-08-15 21:3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16 7면

전설 바다에 춤추던 인어처럼… 신화가 될 그녀들의 역사

 

구좌읍 '해녀박물관' 실제 집 옮겨와
'해녀항일운동비' 강인한 삶 엿보여

뷔페와 함께 연극·토크쇼 '해녀의부엌'
북촌점, 미디어아트 곁들인 코스요리

성산일출봉 아래 해안 매일 '물질 공연'
김녕마을, 가족 단위 '해녀체험' 상품
세화마을, 성인대상 프리다이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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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녀의 본산은 제주다. 19세기 말부터 부산·울산·거제·통영으로 출향하기 시작한 제주해녀들은 전국 각지는 물론 일본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의 다롄과 칭다오 등에 진출하기도 했다.

척박하고 억센 자연환경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던 제주 여인의 이야기는 국내는 물론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가 됐다.

제주해녀는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17년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2023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며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을 달성했다.

최소한의 도구만을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해산물 채취를 지속하는 제주해녀 문화는 약자에 대한 배려, 공익에 대한 헌신과 참여,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 등 인류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잘 보여준다.

그렇기에 제주해녀들의 정신과 문화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것도 귀중한 삶의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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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박물관 내 전시된 제주해녀작업장. /제주일보 제공

▲해녀에 대한 모든 것, 해녀박물관


=테왁 하나만을 들고 맨몸으로 거친 파도에 뛰어들어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 해녀의 모습은 과거부터 외지인의 이목을 끌고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제주해녀박물관'은 제주해녀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는 주요 문화시설로, 관람객들에게 제주의 해녀들이 이어온 어업활동과 해녀문화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해녀박물관은 해녀를 주제로 그들의 생활풍습, 무속신앙, 세시풍속, 해녀공동체뿐만 아니라 제주민의 역사, 여성, 생업, 경제, 해양, 신앙, 연희 등 제주의 전통문화를 총망라해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안팎의 전시물들은 모두 해녀들이 기부한 것이며, 전시관 안에는 실제 해녀의 집도 기부받아 옮겨와 있다. 특히 물질을 위한 핵심도구인 테왁망사리와 해산물 채취를 위한 빗창 등의 단순한 도구들은 자연친화적인 작업과정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해녀박물관 앞 정원은 해녀 항일 운동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 운동인 1932년 1월 시위에 참여한 해녀들의 2차 집결지였다. 그곳에는 해녀 항일 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주해녀항일운동비가 세워져 있어 제주 여성의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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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부엌 북촌점은 12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내는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다. 프라이빗 공간에서 14명만을 위한 코스요리가 제공된다. /제주일보 제공

▲바다가 차려낸 한상 차림, 해녀의부엌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해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해녀의 부엌'을 찾아보자.

해녀의부엌은 해녀의 정신이 깃든 식문화를 소개하는 곳이다. 해녀의부엌 종달점(본점)은 해녀의 삶을 담은 연극을 바로 곁에서 보고, 해녀가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뷔페식 식사가 제공되는 토크쇼를 겸비한 해녀 공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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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부엌 북촌점은 12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내는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다. 프라이빗 공간에서 14명만을 위한 코스요리가 제공된다. /제주일보 제공

해녀의부엌 북촌점은 해녀의 휴식적인 불턱을 형상화한 공간이다. 불턱 테이블 위로 해녀의 시간을 담은 요리가 코스별로 제공되고, 곡선으로 물결치는 미디어 매핑월에서 해녀의 바닷속 세상이 펼쳐진다.

북촌점은 12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내는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다. 프라이빗 공간에서 14명만을 위한 코스요리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본점과 차별된다.

해녀의부엌에 등장하는 해녀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나 아닌 누군가를 키워낸 개인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제주 해녀들이 직접 잡은 식재료로 내어준 음식을 먹다보면, 나 아닌 가족을 위해 바다라는 부엌을 겸허히 일궈온 마음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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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부엌 본점은 현직 해녀와 그녀를 빙의한 연기자가 출연 연극형식으로 공연한 후 뷔페식으로 요리를 제공한다. /제주일보 제공

▲ 숨비소리 한가득, 성산일출봉 해녀 공연


='휘오이~ 휘오이~' 바다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어디선가 휘파람 소리가 묻어온다. 바다를 무대 삼아 울려 퍼지는 해녀들의 합창 소리. 오묘한 그 숨비소리에 수십 년을 바다와 동고동락해온 그녀들의 삶의 이야기가 배어나온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성산일출봉을 찾아가보자. 성산일출봉 절벽 아래 해안에서 매일 '해녀 물질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무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풍성한 것도 아니다.

해녀들이 전통 고깃배인 테우를 타고 나가면서 부르던 구전 민요를 잠깐 들려준 후 일출봉 앞바다로 물질을 나서는 게 전부지만, 제주 해녀들과의 만남 자체가 왠지 모를 설렘을 갖게 한다.

성산일출봉 해녀 물질 공연은 매일 오후 2시 열린다. 제주 올레 1코스에 속하는 성산갑문, 우도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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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 바닷속에서 해녀들이 물질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제주일보 제공

▲ 바다에서 살아온 삶의 지혜를 온전히 배우는 시간, 해녀마을 스테이 in 김녕, 세화


=해녀들이 물질하러 바다에 나갈 수 있는 날은 평균적으로 일년에 70여 일 남짓이다. 365일 내내 바다에 들어가 귀한 해산물을 따올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림도 없다. 연안 생태계가 많이 파괴되고, 날씨마저 따라주지 않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해녀 소득이 줄면서 해녀 수도 급감하고 있다. 물질 소득 외 새로운 소득 창출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10월 31일까지 '2024 해녀마을 스테이 in 김녕' 관광상품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 상품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마을에서 2박3일, 하루 반나절 상품 등 2가지로 운영된다.

물에 잠수해야 하는 해녀 체험의 특성상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해녀 작업장 탐방, 해녀와의 대화 시간, 해녀와의 물질, 낚시 및 바릇잡이 체험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김녕마을의 해녀스테이 상품이 올해 첫선을 보인 상품이라면 세화마을에서도 작년부터 해녀스테이가 진행되고 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3박4일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프리다이빙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해녀들과 함께 물질에 나서서 수경을 통해 보는 제주 앞바다는 그야말로 딴 세상이다. 살아있는 산호들과 복어, 쥐치 등 바닷속 세상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녀들의 설명에 따라 소라 등을 채취하는 체험도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자세한 상품 내용은 김녕어촌체험휴양마을 네이버 플레이스(https://url.kr/VS59rS), 구좌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 카페 477+ 네이버 플레이스, 제주도 공식 관광 정보 포털인 비짓제주(https://url.kr/toosOp)에서 확인 가능하며, 픽제주몰(https://www.picjeju.com/mall)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제주일보=진주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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